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20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84%) 내린 5만87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2거래일 연속으로 ‘5만 전자’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면서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 폭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78조1822억원, 15조212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21.1%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역대 분기 매출 중 가장 큰 규모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325조2617억원, 영업이익 62조8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3%, 21.7%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PC와 모바일 등 세트 부진으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 단기 우려는 있지만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이슈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주가는 어려운 업황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14조9000억원, 이 중 반도체 부문이 10조3000억원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센터용 수요 증가로 메모리 출하가 늘고, 가격도 선방해 반도체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램(PC용 DDR4 8Gb 기준) 고정거래 가격은 3.35달러로 전달(3.41달러) 대비 1.8%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치(3~5%)보다 낙폭이 작았다.
스마트폰과 PC·TV 사업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출하량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 부품 가격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실적 훼손이 불가피하며 TV와 가전 등도 수요 약화와 비용 부담 증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6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낮췄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자이언트 스텝(미국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28년 만에 현실이 됐다”며 “현재의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은 전대미문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상승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평균 적정 주가를 기존 9만3619원에서 9만1381원으로 조정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부터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1~23일 수원 본사에서, 반도체(DS) 부문은 27~29일 화성 사업장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