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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끼 입은 노인' 전락한 참전용사…'제복의 영웅들'로 부활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ㆍ25 참전용사를 위한 새로운 여름 단체복(여름복)이 20일 공개됐다. 6ㆍ25전쟁 72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영웅을 존경하는 사회적 인식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보훈처가 나섰다. 이름하여 ‘제복의 영웅들’ 프로젝트다.

국가보훈처가 6·25 참전유공자를 위한 새 여름 단체복 디자인을 20일 공개했다. 사진 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가 6·25 참전유공자를 위한 새 여름 단체복 디자인을 20일 공개했다. 사진 국가보훈처

유명 패션디자이너인 김석원 앤디앤뎁 대표가 재능 기부로 디자인한 참전용사 여름복은 밝은 이미지에 주안을 뒀다. 리넨 소재의 사파리 형식 미색 재킷이 특징적이다. 여기에 흰색 반소매 셔츠, 남색 바지와 넥타이가 한 벌을 이룬다.

보훈처가 이같은 새 여름복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젊은 층이 느끼는 참전용사에 대한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웃에 영웅이 산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대를 대상으로 표적 집단 면접조사(FGI)를 한 결과, 참전용사들이 입는 군청색 조끼 형태의 여름 약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이를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뜻 있고 유능한 분들의 재능 기부로 이번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새 여름복 디자인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홍우림 사진작가가 참여해 새 옷을 입은 참전용사의 영웅적인 면모를 담았다. 또 김석원 대표가 디자인 콘셉트를 설명하고, 새 여름복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보훈처는 새 여름복을 입은 10명의 참전용사를 오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프로야구 경기와 22일 인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경기에 모실 계획이다. 또 6ㆍ25전쟁 기념식에서도 여름복을 소개한다.

참전용사인 장근식 6ㆍ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이 기존 여름옷과 새 여름옷은 입은 모습. 왼쪽은 기존 여름 약복(조끼), 오른쪽은 새 여름 단체복이다. 사진 국가보훈처

참전용사인 장근식 6ㆍ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이 기존 여름옷과 새 여름옷은 입은 모습. 왼쪽은 기존 여름 약복(조끼), 오른쪽은 새 여름 단체복이다. 사진 국가보훈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손희원 6ㆍ25참전유공자회 회장은 “이번에 새로운 여름 제복을 입게 돼 기쁘다”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성공적으로 추진돼 전체 참전유공자 회원으로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기존 춘추복ㆍ동복ㆍ여름약복(조끼) 등은 6ㆍ25참전유공자회가 자체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했다. 참전용사들은 이를 지정된 업체에서 자비로 구매하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정부가 처음으로 제작에 나선 만큼 예우 차원에서 실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여름복의 경우 단체로 제작할 경우 학생복 수준인 2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기준 생존 참전유공자는 5만8203분이다.

이와 관련, 보훈처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민적인 요구가 많다면 내년이 6ㆍ25전쟁 정전 70주년인 만큼 정부 내 의견을 조율해 참전용사들에게 단체복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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