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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코스피 2400 붕괴, 원화값 장중 1295.3원 터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스피와 코스닥이 20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에 장을 마쳤다. 종가와 장중 저가 기준으로 모두 이틀 연속 연저점을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7포인트(3.60%) 급락한 769.92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와 코스닥이 20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에 장을 마쳤다. 종가와 장중 저가 기준으로 모두 이틀 연속 연저점을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7포인트(3.60%) 급락한 769.92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2400선을 내줬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원화가치도 장 중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4% 내린 2391.0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중 코스피는 2372.35까지 밀리며 기존 52주 최저치(2384.49)를 경신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3.6% 급락한 769.92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6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1833억원)과 기관(4448억원)의 ‘사자’도 주가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코스피와 코스닥)에서 18조4960억원을 팔아치웠다. 2020년부터 이날까지 2년 6개월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액은 69조1779억원이다.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외국인이 특히 많이 던진 종목은 삼성전자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8조2688억원)와 삼성전자 우선주(1조2170억원)를 9조4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올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액(14조9706억원)의 63%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9.97%로 주저앉았다. 이 수치가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20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4% 내린 5만87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 중 한때 주가는 5만8100원까지 밀리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25.32%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 폭(-20.0%)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주요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봐도 국내 주가 하락 폭은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 일본의 닛케이지수(-12.05%), 홍콩 항셍지수( -9.18%), 중국 상해 종합지수 (-8.72%) 등이 8~12% 하락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0%, 25.81% 급락했다.

외국인이 ‘셀코리아’에 나서는 건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 특성상 경기 침체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국가 중 상대적으로 반도체 산업 비중이 큰 대만의 올해 주가 하락 폭(-15.89%)이 비교적 컸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아시아 시장의 주가 하락은 국가마다 시차가 있어서 같은 시점에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면서도 “한국과 대만의 경우 전체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 반도체 산업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비슷한 방향성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만 TSMC 등은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실적 전망이 괜찮은데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불확실성 공포에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경기 민감도가 더 높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앞으로 12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확률이 44%라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이는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7년 12월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침체 가능성(38%)보다도 높은 수치다.

경기 침체 공포를 불러온 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다. Fed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도 불사할 태세다. 비둘기파(통화 완화)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연은) 총재도 연은 홈페이지에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오는 7월에도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뒤에도 여전히 Fed 위원들의 발언이 매파적”이라며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함께 불거지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 반등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로 원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5.1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292.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달러당 1295.3원까지 미끄러져 내리며 지난 15일 기록한 연저점(장중 기준 1293.2원)을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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