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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공포서 'R'의 공포로...미국 경제학자도 CEO도 "경기 침체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업인에 이어 경제학자까지 “침체가 오고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I(Inflation·물가 상승)’의 공포가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로 번지는 모습이다. 빠르게 다가오는 경제 침체는 실제 숫자로도 확인된다. 소비자 심리는 위축되고, 주식 시장에 이어 주택시장까지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경제학자도 기업인도 "침체 올 가능성 높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앞으로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은 44%라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이번 설문조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 미국 경제학자 53명을 대상으로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을 물은 뒤 평균치를 조사한 것이다.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응답은 지난 1월의 18%, 지난 4월의 28%에서 44%로 급증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초기보다도 비관적이다.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7년 12월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38%로 예상했다. WSJ은 “이미 경기 침체가 왔거나 그 직전에나 볼 수 있을 높은 수치”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경제학자들은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품 가격 급등 등 여러 요인으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이와캐피탈마켓 아메리카의 마이클 모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Fed가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상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건 경제학자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기업 최고경영자(CEO) 60%도 2023년 말이면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지난달 10∼24일 전 세계 주요 기업의 CEO와 고위 임원 750명에게 설문 조사해 지난 17일 발표한 결과다. 경기침체 위험을 예상한 CEO는 지난해 말(22%)보다 약 3배로 불어났다.

월가 대형 은행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JP 모건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앞으로 2년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63%, 3년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81%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옐런 "경기 둔화하겠지만 침체는 아니야" 

오로지 미국 정부만이 ‘침체’와 선을 긋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그는 "경제가 안정적 성장기로 이행하며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옐런도 과거 ‘연착륙’을 자신하던 때보다는 힘이 빠진 모습이다. 그는 이날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높았고 남은 올해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며 한층 어려워진 물가와의 싸움을 인정했다.

위축되는 소비심리, 얼어붙는 주택시장 

경기 침체의 징후는 수치상으로도 뚜렷해지고 있다. 미시간대가 조사하는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전달의 58.4보다 크게 떨어졌다. 조앤 수 조사 담당 이사는 "소비자 심리는 5월보다 14% 하락해 최저점에 도달했다"며 "이는 1980년 경기 침체 중반에 도달한 저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미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신규 주택 착공 건수 역시 155만 건(연 환산 기준)으로 전월보다 14.4% 감소했다. 전문가 전망치(169만건)에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감소 폭이 코로나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블룸버그는 “신규 주택 건설 감소세는 급등한 금리가 주택 수요를 억눌러 주택 시장을 식게 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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