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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가 홀딱' 한국말女…2590억 대작 주연 꿰찬 그녀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파라마운트+ 드라마 '헤일로' 에피소드1에서 관 하 역의 하예린. [사진 티빙]

파라마운트+ 드라마 '헤일로' 에피소드1에서 관 하 역의 하예린. [사진 티빙]

배우 손숙의 외손녀 하예린(24)이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의 SF 드라마 ‘헤일로’ 주연을 꿰찼다. 미국 OTT 파라마운트+가 지난 16일 티빙을 통해 한국에 출시한 9부작 드라마 ‘헤일로’는 20년간 전세계 6500만장 이상 판매된 동명의 엑스박스(XBOX) 게임이 원작.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제작비는 2억 달러(약 2590억원)를 훌쩍 넘는다.

파라마운트+ 한국 출시에 맞춰 내한한 하예린을 1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호주 시드니에서 나고 자란 그는 한국말 의사소통도 능숙했다. 할머니의 연극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운 그다. 15살에 한국에 와 계원예고에서 연기공부를 했다. 이후 시드니 국립극예술원(NIDA) 학사 졸업을 준비할 즈음 ‘헤일로’ 오디션에 도전해 7개월 만에 ‘관 하’ 역할에 캐스팅됐다. 미국 ABC 시리즈물 ‘리프 브레이크’(2017)로 연기 데뷔해 호주 연극 ‘파리의 제왕’ 무대에 올랐지만, 대규모 상업작품의 주역을 맡은 건 ‘헤일로’가 처음이다.

파라마운트+ 드라마 '헤일로' 주연을 맡은 한국 배우 하예린을 1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파라마운트+]

파라마운트+ 드라마 '헤일로' 주연을 맡은 한국 배우 하예린을 1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파라마운트+]

스필버그 제작 우주SF, 한국말로 "전방사격!"

“부담이 엄청 컸다”는 그는 “오빠가 게임을 해서 ‘헤일로’가 e스포츠를 크게 만든 게임이란 걸 알고 있었다”면서 “관 하 역할은 동양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제가 합류한 후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한국말 대사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스팅 비결요? 캐스팅 디렉터가 오디션 테이프를 잘 보셨다더군요. 외모가 독특하고 연기를 잘 봤다는 평가를 받았죠.”

‘헤일로’는 26세기 미래 배경, 은하계 여러 행성에 뿔뿔이 흩어진 인류는 외계의 침략으로 몰살위기에 처한다. 하예린이 맡은 ‘관 하’는 마드리갈 행성을 이끌며 중앙집권정부 ‘헤일로’에 저항해온 진 하 장군의 딸이다. 드라마엔 한국말 대사도 나온다. 한국 배우 공정환이 연기한 진 하 장군과 딸 관 하의 대화뿐 아니라, “전방 사격” 같은 전투 명령도 한국말로 한다. 원작 게임엔 없던 인물들로, 드라마에서 처음 등장했다.

-극 중 영어가 공용어인데 한국말 명령을 알아듣더라.  

“마드리갈 행성은 원주민이 한국 사람이고 한국말을 다들 알아듣는다는 설정이다. 한국말 대사는 원래 대본에 있던 걸 정환 선배와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쳐서 했다.”

-드라마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한 소감은.  

“으하하. 내가 왜 그 머리스타일을 허락했는지. 관은 자유로운 존재에 의견도 강하다. 내가 아닌 그 캐릭터로 보여서 다행이었다. 게임 속에 존재하는 것 같아 신기했다. 긴 촬영을 잘 버텼다는 것만으로 뿌듯했다.”

-사막에서 거친 액션이 많은데.  

“‘헤일로’ 찍기 전에 제가 호주에서 스스로 부트캠프(신병훈련)를 했다. 스태미너, 힘, 근력을 많이 키웠다. 관이 정말 많이 뛴다고 들어서 운동을 많이 했다. 촬영이 없는 날도 스턴트팀과 몇 시간 동안 틈틈이 연습했다.”

하예린 "외할머니의 용감한 연기 배웠죠"  

그는 ‘헤일로’가 자신을 성장시킨 작품이라 했다. “신인배우여서 ‘모든 걸 다할게요’ 하는 태도였는데 내 의견도 중요한 걸 알게 됐죠. 예술이니까, 서로의 아이디어를 내면서 만드는 게 TV 작업의 특별한 점이란 걸 많이 배웠어요.”

파라마운트+ 드라마 '헤일로' 에피소드1에서 진 하 장군(공정환)과 딸 관 하(하예린) [사진 티빙]

파라마운트+ 드라마 '헤일로' 에피소드1에서 진 하 장군(공정환)과 딸 관 하(하예린) [사진 티빙]

배우가 되고 싶었던 그는 어릴 적 호주에 동양 배우가 거의 없어 계원예고 유학을 택했다. 한국말도 서툰 데다 철저한 선후배 서열 관계에 “문화 충격도 받았다”고 한다. 외할머니 응원, 어머니의 물심양면 지원 속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할머니(손숙)는 현실적인 조언도 해주셨죠. ‘예린아 너 배우가 정말 어려운 길이다. 유명한 거, 돈 버는 거 정말 힘들다. 배우는 항상 평가받고 겸손해야 하고 도전해야 한다’고요.” 손숙의 연극 작품들을 특히 좋아한다는 그는 “할머니는 창피한 것 없이 용감하게 연기한다. 그런 점을 배웠다”고도 했다.

시스타‧엑소 등 K팝 춤을 배울 만큼 좋아하고,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를 재밌게 봤다는 그다. 기회만 준다면 한국작품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같이 작품하고픈 인물로 한국감독 박찬욱‧봉준호와 할리우드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수어사이드 스쿼드’ ‘헬프’)를 나란히 들었다. “비올라 데이비스는 흑인 커뮤니티에서 교육도 많이 하고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나서서 싸운다. 존경하고 닮고 싶다”면서다.
“동양인 배우로서 후배들을 위해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작사도 열고 싶고요. 동양 이야기, 동양인의 작품을 만드는 대표적인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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