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산세 인하 조치에 따라 재산분 건강보험료가 12~16% 내려간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정부의 재산세 인하 자료를 넘겨받아 11월 지역가입자의 재산 건보료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현수엽 보험정책과장은 이날 "건보료는 행정안전부의 재산세 부과 자료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재산세 인하 조치가 자동으로 건보료 인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1가구 1주택인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이에 앞서 행안부는 16일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1주택자 재산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행 60%에서 4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행안부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7월 재산세 고지분에 반영한다. 건보료는 재산세와 마찬가지로 공시가격(시세의 70%)에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액을 산출한다. 가령 시세 10억원인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7억원이며 건보료(재산세) 과세표준액이 4억2000만원에서 3억1500만원으로 줄어든다.
7월 또는 8월분 건보료에 바로 반영하지 않는 이유는 재산분 건보료는 매년 11월 변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정해 이듬해 10월까지 적용한다.
재산 건보료는 건보 지역가입자에게만 매긴다. 지역가입자 520만 세대(전체는 859만 세대)가 재산 건보료를 내는데, 이 중 1주택자가 이번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 조치의 혜택을 보게 된다.
다만 공정시장가액 비율의 인하율(25%)만큼 건보료가 줄어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건보료는 재산세 과세표준액을 60등급으로 나눠 등급별로 매기는데, 등급별 건보료 차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세 10억원 아파트 재산 건보료는 현재 15만 5410원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 적용한 것이다. 이를 45%로 낮추면 건보료가 14만 4940원으로 6.7% 줄어든다. 건보료 변화가 크지 않다.
반면 시세 3억, 공시가격 2억 1000만원 주택 소유자라면 재산 건보료가 10만600원에서 8만 4580원으로 1만6020원(15.9%) 줄어든다.
대개 11~12% 선에서 줄어든다. 시세 20억원 아파트는 11.9%, 16억원 아파트는 11.8% 줄어든다. 5억 원짜리 아파트는 12.4% 줄어든다.
정부는 11월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에 앞서 9월 건보료 부과체계를 대폭 바꾸는데(2단계 개편) 이 조치도 재산 건보료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적용한 뒤 과세표준액에서 500만~1350만원을 공제하는데, 9월부터 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보다 이 조치가 두 달 앞선다. 재산공제 확대는 소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적용한다.
재산공제 확대를 반영(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도 반영)하면 1가구 1주택 소유자의 11월 재산 건보료 인하 폭이 더 커진다. 시세 20억원 주택은 지금보다 15.9% 준다. 5억원 아파트는 24%, 3억원 주택은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절반 줄어든다.
시세 1억 원짜리 주택은 지금은 4만원을 내지만 11월에는 두 조치 덕분에 재산 건보료가 사라진다. 재산 건보료가 사라지는 재산액은 1억1900만원이하이다. 이처럼 재산액수가 낮을수록 11월 재산 건보료 감소 폭이 커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재산 공제액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지난 대선 후보 때 재산 건보료 공제를 임기 내에 1억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