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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기피에 확 늘었다...산부인과 암 1위 자궁내막암의 내막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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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홍진화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암이 산부인과에서 다루는 암 가운데 그간 부동의 1위였던 자궁경부암을 제치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됐다.

자궁내막암의 증가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여성호르몬, 그중에서도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임신·출산을 통해 에스트로겐과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는 기간이 있으면 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신·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 자궁내막암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는 비만 인구의 증가다. 비만과 더불어 당뇨병,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암의 평균 발병 연령이 60대 초반인 데 반해 최근에는 젊은 비만 여성에게서 자궁내막암이 늘고 있다.

자궁내막암의 표준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자궁내막암 수술 시 림프절을 절제하는데 이때 신경·미세혈관·요관 등 주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합병증이 적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로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모든 암이 그렇듯 자궁내막암도 초기에 발견돼야 예후가 좋다. 다행히 전체 자궁내막암의 80% 정도는 1기에 진단되고 그 경우 5년 생존율이 약 95%로 높다. 하지만 같은 1기라도 장액성 혹은 투명 세포 유형일 경우에는 재발률이 30~40%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또 전체 자궁내막암의 20% 정도는 3~4기에 진단되는데 재발률도 높고 예후도 안 좋다. 그나마 재발암의 경우에도 최근에는 면역항암제로 생존율 향상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보다는 희망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자궁내막암은 효과적인 선별검사나 백신이 아직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자궁내막암은 초기에 질 출혈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생리가 불규칙한 경우, 폐경 여성은 어느 날 갑자기 피가 비쳐서 검사한 결과 암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부정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 진찰을 받아 보는 게 좋다.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자궁·난소 초음파검사를 통해 자궁 건강을 잘 챙기길 바란다.

홍진화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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