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면역 떨어지는 늦여름 이후 재유행 우려…"변이용 백신 확보해야"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열흘째 1만명 아래를 기록하는 등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이런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게 많은 전문가의 예상이다.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의무 격리를 현 상태로 4주간 더 연장하겠다고 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것 중 하나도 재유행 가능성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유행 안정세를 이어나가야지 하반기 재유행을 대비하는 데도 좀 더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문가)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격리 수준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6월 말 신규 환자가 8000명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7월 말 다시 9000명대로 소폭 오른 뒤 8월 말엔 1만7000명까지 늘 것으로 예측된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트는 여름철엔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이 조성돼 전파 위험이 올라간다. 여름철마다 유행이 반복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올 1~3월 오미크론 유행 전후로 이뤄진 4차 접종과 대규모 감염 등을 고려하면 3개월 지난 늦여름께는 이들 중 상당수의 방어력도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19일 대전 서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받기위해 입장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9일 대전 서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받기위해 입장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보다 큰 문제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해지는 가을철 이후이다. 앞서 당국은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코로나19 미래와 대책 세미나’에서 “여름까지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다 가을, 겨울 (하루 최대) 15만명 발생이 추산된다”(정통령 질병관리청 총괄조정팀장)고 밝힌 바 있다. 6개월마다 우려 변이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변이가 출현 여부도 관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 발생이 주춤한 현재가 재유행을 대비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가장 시급한 건 하반기 접종 계획 마련이다. 언제, 어떤 백신을 누구에게 놓을지 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등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백경란 질병청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개량 백신이 변이에 효과가 우수하고 안전하다고 확인되면 개량 백신 도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최근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두 가지를 타깃으로 하는 '2가 백신'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를 기존 백신보다 1.75배 더 생성했다는 데이터를 공개한 바 있다. 모더나는 이 백신을 늦여름부터 사용할 수 있게 예비 분석 자료를 규제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화이자 또한 기존 백신을 개량한 백신을 준비 중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개발 동향을 잘 파악한 뒤 어떤 백신을 누구한테 놓을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며 “2가 백신 임상 결과가 나오면 기존 백신과의 효능 차이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뉴스1

코로나 환자 병상 수요가 줄면서 정부는 최근 거점병원 병상을 빼고는 사실상 모두 폐쇄한 상태다. 한때 3만개 달했던 병상은 최근 1만개 아래로 줄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차례의 크고 작은 유행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늘면 거점전담병원 체계만으로 진료가 어렵다"면서 "병실 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금을 유지하면서 일반 병원의 코로나19 진료 능력을 일부라도 지켜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체할 새로운 방식의 방역 체계도 꼼꼼히 준비해놔야 한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집합금지·영업제한 방식의 기존 거리두기 기준을 업종에서 '밀접·밀폐·밀집' 등의 기준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고 8월께 개편안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