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피격 재론=신색깔론” 이라는 민주…“정부ㆍ여당 협치 생각 없어”

중앙일보

입력 2022.06.19 17:10

업데이트 2022.06.19 21:37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신(新) 색깔론으로 판단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년 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월북 공작’으로 몰고 있는 여권의 시도를 “색깔론”이라고 규정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련의 (국민의힘) 움직임은 협력적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방향보다는 강 대 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해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피살 공무원 사건 자료를 국회 차원에서 공개하자는 국민의힘 요구에 대해선 “만약 (정부·여당이) 우리나라 감청기관의 대북 감청 주파수를 다 바꾸고, 북한과 접촉하는 ‘휴민트(HUMINT)’를 다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라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의결로 (당시 국가안보실 자료를) 다 공개하자. 정말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16일 “자진 월북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국방부와 해경의 발표로 촉발된 ‘월북이냐 아니냐’는 논점을 우회해 발표 의도를 문제 삼으려는 포석이다.

우 위원장은 17일에도 “그분(피살 공무원)이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따졌다. 이날도 ‘민생’으로 국면 전환을 꾀했다. 그는 “제가 계속 민생을 얘기하는 것은 여러 현안을 피해 가려는 것이 아니라, 20여년간 경험한 두세 번의 경제위기 징후가 보여 같이 초당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미 2020년 9월 사건 발생 당시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정보위원들도 안보상 이유에 동의해 ‘자진 월북’ 판단의 근거가 된 군의 ‘SI 자료(감청 등 특수정보)’를 비공개 열람해 놓고도 이제 와 정쟁화시키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불만이다. 우 위원장은 “지금 여당 의원들도 다 보고 ‘월북이네’ 이렇게 이야기한 적 있다”며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도 어제 통화했는데 ‘미치겠다. 공개하고 싶은데 처벌받을까 봐 (못한다)’고 펄펄 뛰더라”라고도 했다.

현안 대응에 정신없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지선 평가 및 전당대회 룰 조정 등 산적한 당내 당면과제를 떠안은 우 위원장이지만, 취임 이후 속출하는 입법 현안들에 대응하기 바쁜 모습이다. 지난 12일 첫 기자간담회 때는 “‘화물연대 파업’ 등 이런 (민생)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정부·여당의 태도가 한심하다. (윤 대통령이) 손흥민과 사진을 찍을 때이냐”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산업자원부 블랙리스트 수사’가 핵심 주제였다. 우 위원장은 “(새 정권에서 이뤄지는 통상적인 정무직 물갈이를) 수사하겠다고 하니깐 우리가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는 지난 12일 취임 이후 세 번째다.

연일 현안 대처에 분주한 우 위원장의 모습을 두고 당내에선 “원내에서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들을, 장외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공방을 통해 소화하는 꼴”(수도권 중진 의원)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보니 당장 현안에 대응할 ‘입’이 우상호 비대위원장 말곤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도 통상적이라면 국방위나 정보위에서 현안 보고가 있었겠지만, 현재로썬 ‘장외 전’말곤 돌파구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원 구성 협상의 돌파구를 내지 못 하고 있는 박홍근 원내대표도 정부발 모든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지난 16일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자 그는 “법인세 인하의 수혜자는 과세표준 최고세율을 적용 받는 삼성전자 등 100여개 남짓한 대기업들”이라며 “(보유세 인하 방침에 대해선) 혜택이 다주택자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맞섰다.

임시 당지도부의 현안 대응을 두고 당내에선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다”(수도권 재선)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사위원장 양보 거부와 강경한 현안 대응이 맞물려 발목잡기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도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을 기존 11억원에서 14억원 정도로 상향하는 방향은 지난 대선 이후부터 지방선거 이전까지 중점적으로 검토했던 사안”이라며 “기획재정위원회 등이 열리면 충분히 정부·여당과 협의가 가능한 데 지도부가 너무 ‘밀리면 안 된다’고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법사위 사수 고집은 ‘도그마’”

원구성 협상 난항으로 국회 공백 상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 모습. 김경록 기자

원구성 협상 난항으로 국회 공백 상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 모습. 김경록 기자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도그마에 집착해선 안된다”며 “어차피 민주당이 다수당인데, 법사위원장 자리를 왜 고집하는 지 모르겠다. 얼마든지 다수 의석에 기반해 정부·여당의 중점 법안과 민주당의 중점 법안을 ‘바터’ 처리하는 식의 실익을 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재선 의원은 “국회 내에서 싸우고 견제하라고 있는 게 바로 야당”이라며 “장외 전은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인다는 걸 왜 지도부는 모르나”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우 위원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원 구성 협상의 책임도 국민의힘에 물었다. “원 구성 문제든 인사청문회든 여당이 야당에 양보한 게 윤석열 정부 들어서 단 한 건이라도 있는가”라며 “우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다 양보해서 협조해줬다. 이 정도 도와줬으면 여당이 양보안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