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식량형편 긴장" 1년 만에 또?…쌀 1㎏ 5000원→6700원

중앙일보

입력 2022.06.19 16:26

업데이트 2022.06.19 16:36

북한 황해남도 지역에서 밀·보리 알곡을 수확하는 모습을 지난 12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황해남도 지역에서 밀·보리 알곡을 수확하는 모습을 지난 12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이 북한 체제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을 만들고 있다. 특히 북한 내 쌀 가격이 6월 들어 급등하면서 일각에선 식량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7일 공개한 '북한 시장 최신 물가 정보'에서 북한 내 쌀 가격이 1㎏에 6700원이라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4월 말 이전까지 5000원대 초반을 기록하던 쌀 가격은 지난해 6월 15일(7000원/1㎏)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열린 노동당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언급한 지 1년 만에 식량 부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 내 식량 사정이 심각하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면서 "영양 부족으로 주민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방역 문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봄철 가뭄과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모내기철 영농작업에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 일대에서 수인성 전염병까지 창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관영 매체들은 민심 이반을 다잡기 위해 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를 강조하며 내부 결속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 여사와 함께 해주시로 보낼 의약품을 살펴보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 여사와 함께 해주시로 보낼 의약품을 살펴보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가정에서 마련한 의약품'을 황해남도 해주지역에 전달한 데 이어 16일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조용원·이일환 당 비서, 현송월 등 주요 간부들도 의약품 기부에 동참했다. 간부들이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민들을 안정시키고 방역 위기 돌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로 인해 식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물자가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민심 이반을 빠르게 수습하고 주민들을 다독이기 위해 김 위원장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충성심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기상 상황'이 김정은 정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기상청 격인 북한 기상수문국 관계자는 18일 조선중앙TV '기상수문국에서 알리는 소식' 코너에서 "6월 하순에 비가 자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6월에 비가 자주 내리는 현상을 '보리장마'라고 한다"며 "강수량이 적고 비가 내린 다음 날 기온이 낮아져 서늘한 감을 주는 것이 장마와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기상청 격인 북한 기상수문국 관계자가 18일 조선중앙TV '기상수문국에서 알리는 소식' 코너에서 '보리장마'를 설명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한국의 기상청 격인 북한 기상수문국 관계자가 18일 조선중앙TV '기상수문국에서 알리는 소식' 코너에서 '보리장마'를 설명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보리장마는 습하고 서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농작물의 생육에 큰 영향을 끼친다. 더욱이 북한 지역에서 평년보다 이른 7월 상순에 장마가 시작되면서 태풍과 홍수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방역위기에 이어 자연재해라는 '삼중고'에 맞닥뜨릴 위기에 놓인 형국이다.

김영수 교수는 "자연재해와 같은 파고가 오면 북한 체제의 내구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면서 "북한은 '내부예비'조차 고갈된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명분을 신중히 고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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