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녹조, 방류량 늘리지 않고 30%까지 줄이는 방법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18 11:00

업데이트 2022.06.18 11:14

한강수계 충주댐에서 2018년 9월 수문을 개방해 방류하는 모습. 뉴스1

한강수계 충주댐에서 2018년 9월 수문을 개방해 방류하는 모습. 뉴스1

한강·낙동강 등 4대강에 보가 건설되면서 호수처럼 강이 바뀌면서 여름철에는 성층화 현상이 나타나고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 녹조도 발생한다.

남세균 중에는 독소를 생산하는 종도 있어서 건강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상류 댐에서 맑은 물을 내려보내 성층화 현상을 해소하고 녹조를 씻어내면 수질을 개선할 수 있겠지만,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행하기 어렵고 효과에 대한 논란도 벌어진다.
하지만 방류하는 방법만 바꾼다면 방류량을 늘리지 않더라도 녹조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로 진동 흐름(oscillation flow) 또는 진동 방류 방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강홍수통제소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 저널 '워터(Water)'에 발표한 논문에서 "방류량을 늘리지 않고도 진동 흐름을 이용하면 한강(남한강)에서 녹조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충주댐에서 하류 강천보까지 구간을 대상으로 녹조가 가장 심했던 지난 2019년 8월 상황을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한강에는 이포보와 여주보, 강천보 등 3개의 보가 설치돼 있고, 강천보가 가장 상류에 있다.

하루 4~8시간만 방류하는 시나리오

자료: Water (2022)

자료: Water (2022)

연구팀은 하루 24시간 일정하게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 대신 하루 동안 흘려보낼 수량을 4~8시간 동안에만 집중적으로 흘려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방류하지 않는 진동 흐름을 가정했다. 수질 변화는 기존의 수질예측 모델을 환경과학원이 개선한 EFDC-NIER 모델로 예측했다.

진동 흐름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는 충주댐에서 24시간 내내 초당 38~62.7㎥의 물을 흘려보내는 것을 적용했다.
4시간만 방류하는 경우는 초당 방류량이 0~376.4㎥, 6시간 방류할 때는 0~250.9㎥, 8시간 방류할 때에는 0~188.2㎥ 범위에서 변화했다.
균일방류나 진동방류 모두 한 달 동안 내보낸 물의 양은 1억3140만㎥로 동일했다.

진동 흐름을 적용해 수질을 예측한 결과, 24시간 일정하게 방류할 경우보다 월평균 남조류 세포 수는 목계 지점(충북 충주시)에서 25~31%, 강천보 상류인 섬강 합류 지점(경기도 여주시)에서 27~29%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진동 방류를 통해 하류의 유속이 달라진 덕분에 남조류 세포 수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유속 변동이 심해지면 강물 흐름에 교란이 일어나고, 정체된 물을 좋아하는 남세균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2018년 8월 경기도 광주시 광동교 인근 한강 팔당호가 녹조로 덮혀 있다. 뉴스1

2018년 8월 경기도 광주시 광동교 인근 한강 팔당호가 녹조로 덮혀 있다. 뉴스1

실제로 균일하게 방류한 경우 목계 지점의 유속은 초당 55㎝였는데, 진동 방류 때에는 초당 25~65㎝로 변동이 커졌다. 섬강 합류지점에서도 초당 105㎝에서 진동 방류 때는 50~140㎝로 크게 변화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충주댐 방류 방법을 제외하고는 시뮬레이션의 모든 조건을 일정하게 적용했기 때문에 목계와 섬강 합류지점의 남조류 세포 수의 감소는 충주댐 방류수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한꺼번이 일시적으로 많은 물을 내려보내는 '펄스(pulse) 방류'를 낙동강 등지에서 몇 차례 시도해 녹조 농도를 줄인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펄스 방류는 추가로 수십만~수백만㎥의 물이 더 필요한 데다 방류 후에는 곧바로 녹조가 재발할 수도 있어 지속적인 진동 방류가 더 낫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보 많은 낙동강은 효과 적을 듯 

지난달 16일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녹조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

지난달 16일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녹조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

연구에 참여한 국립환경과학원 김경현 물환경평가연구과장은 "낙동강의 경우 안동댐·임하댐에서 진동 방류하더라도 상주보 정도까지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낙동강은 남한강보다 녹조가 훨씬 심하게 발생해 대책이 더 필요하지만, 물이 가득 찬 8개의 보를 거치면서 진동의 파(波)가 약해지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대신 하류에서는 남강 등에서 유입되는 물로 보 수준에서 진동 방류를 시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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