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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귀여운 얼굴로 '퉤'…침뱉는 알파카, 알고보니 이 상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유일하게 갈색털을 가진 송이.왕준열PD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유일하게 갈색털을 가진 송이.왕준열PD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 인지도가 확 올라간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알파카’입니다. 저 멀리 남미에서 넘어온 몽글몽글하게 생긴 귀여운 동물입니다. 그런데 알파카에게는 고약한 습성 하나가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찍찍 침을 뱉는 것이죠. 생긴 건 귀여운데, 알파카는 왜 불량스럽게 침을 뱉는 걸까요? 우리가 몰랐던 알파카의 모든 것을 알아봅니다.

[동물피디아]우리가 몰랐던 알파카 이야기

알파카 털, 밀 때마다 1마리당 3kg씩

배은애 사육사가 알파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왕준열PD

배은애 사육사가 알파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왕준열PD

알파카(Alpaca)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일대에 서식하는 초식동물입니다. 포유강 소목 낙타과 비쿠냐속에 속합니다.

주요 서식지는 해발고도 4200∼4800m 산악지대입니다. 알파카 혈액은 산소 운반 효율이 좋아서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산악 지형에 살다보니 두 갈래로 갈라진 발굽 밑 발바닥에는 푹신푹신한 패드가 발달했습니다.

뻐드렁니가 매력적인 수컷 알파카 구름이가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왕준열PD

뻐드렁니가 매력적인 수컷 알파카 구름이가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왕준열PD

외형은 라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동물입니다. 알파카는 목이 가늘고 일자로 곧게 뻗은 귀와, 큰 눈망울이 특징입니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큰 눈망울에 바람이나 모래 먼지를 막아주는 긴 속눈썹도 지니고 있습니다.

40cm까지 자라는 알파카 털은 양처럼 복슬복슬하게 나기도 하고, 땅 가까이 길게 늘어지게 나기도 합니다. 털 빛깔은 검은색, 갈색, 흰색 등입니다. 드물지만 털에 무늬가 있는 알파카도 있습니다.

알파카는 수컷 한 마리에 암컷 여러 마리, 새끼들이 무리를 이루어 생활합니다. 임신기간은 약 11.5개월 정도이고 새끼는 한 마리씩 낳습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초식사슴마을에서 살고 있는 알파카들.이세영PD

서울어린이대공원 초식사슴마을에서 살고 있는 알파카들.이세영PD

서울어린이대공원 초식사슴마을에는 총 3마리의 알파카가 살고 있습니다. 커다란 눈으로 이곳저곳 살피며 돌아다니는 크림색 털의 하늘이, 조심스럽고 신중한 갈색털의 송이, 그리고 제일 덩치가 크고 뻐드렁니가 매력적인 유일한 수컷 구름이입니다. 이 개성 강한 알파카 3마리를 돌보고 있는 배은애 사육사를 만났습니다.

알파카 털은 언제 밀어주나요?
1년에 한 번 털을 깎고 있습니다. 보통 더워지는 시기 전인 4월 중순쯤에 털을 밀고 있어요. 그때 털을 밀면 거의 한 마리에 3kg 정도의 털이 나오고 있습니다.
털을 깎을 때 머리털은 남겨두는 이유는?
다 밀면 못생겼어요. 약간 알파카 특유의 몽실몽실함을 좀 남겨주기 위해 머리털은 남겨놓는 편이에요.  

알파카가 침을 뱉을 땐 이유가 있다.

암컷 알파카 하늘이가 되새김질한 먹이를 씹고 있다.왕준열PD

암컷 알파카 하늘이가 되새김질한 먹이를 씹고 있다.왕준열PD

알파카는 맨날 침을 뱉나요?
매번 침을 뱉는 건 아닙니다. 기분이 나쁠 때 싫은 표현으로 침을 뱉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도 매번 욕하지 않는 것처럼 알파카도 늘 침을 뱉는 건 아니고 기분이 나쁠 때 그런 행동을 하거든요.
알파카가 뱉는 건 침이 맞나요?
침을 뱉는다고 하는 행동도 사실은 이게 그냥 사람처럼 ‘퉤’ 하고 뱉는 게 아니라 위에 있는 음식물을 뱉는 거예요. 알파카는 낙타과 친구들이기 때문에 되새김질(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는 짓)이라는 걸 해요.

배 사육사는 “알파카가 뱉는 침에는 되새김질한 먹이도 섞여 있다”며 “침에 맞으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에선 침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도”

서울어린이대공원 알파카들이 장난을 치고 있다. 이세영PD

서울어린이대공원 알파카들이 장난을 치고 있다. 이세영PD

침을 뱉는 거로 임신 여부도 확인할 수 있나요?
보통 알파카 같은 경우는 앉아서 짝짓기 자세를 취하는데 만약에 임신한 상태라고 하면 그걸 받아주지 않고 침을 뱉는 행동으로 싫다는 의사 표현을 하죠. 현지에서는 그런 식으로 임신 테스트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알파카는 항상 침을 뱉는 건 아니고, 기분 나쁠 때 싫은 표현으로 침을 뱉습니다. 침에 냄새가 고약한 이유는 되새김질한 먹이도 침에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남미 현지에선 침을 뱉는 것으로 알파카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알파카가 관람객에게 침을 뱉는 건 아주 드물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알파카가 나한테 침을 뱉는다면, 내가 알파카를 언짢게 하진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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