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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비타민D 섭취해야 중년 이후 연쇄 골절 막는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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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호 28면

헬스PICK

뼈 건강은 곧 신체 건강의 척도다. 뼈는 칼슘·인과 같은 무기질을 저장하고 폐·심장 등 주요 장기를 보호한다. 혈액 생성 장소인 골수도 뼈의 보호를 받는다. 무엇보다 뼈는 몸을 지탱하는 대들보 역할을 한다. 뼈는 겉보기에 항상 그대로인 것 같지만, 아니다. 끊임없이 흡수되고 재생성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매일 낡은 뼈를 부수고 그 자리를 새 뼈로 보충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서지는 뼈가 보충하는 뼈보다 많아진다.

실제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2차 성징과 함께 골량이 왕성하게 증가하고, 20~30세쯤 뼈가 가장 단단한 시기인 최대 골량기를 형성한다. 30대 중반 이후부턴 뼈가 만들어지는 속도가 흡수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약해지기 시작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사람의 뼈는 낡은 뼈의 소멸과 새로운 뼈의 생성이 균형을 이루면서 골밀도가 유지된다”며 “이런 균형이 깨지면 뼈가 부러지거나 부서질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30대 중반부터 뼈 생성 속도 느려져

뼈는 살짝 금만 가도 통증·부기를 느껴 기본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골량과 골질이 떨어지면 미미한 충격이나 가벼운 외상으로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 상태로 악화한다. 고령자의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아침에 침상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정도의 충격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비교적 젊은 50대엔 손목, 이후엔 척추나 대퇴골이 잘 부러진다. 손목 골절은 큰 장애를 초래하진 않지만, 척추가 골절되면 점점 키가 줄고 허리 통증이 생기며 척추가 휘어 꼬부랑 노인이 될 수 있다. 골절돼 거동하지 못하면 폐활량이 줄고 폐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생명마저 위태롭게 한다.

문제는 이렇게 발생한 골절이 예고편에 불과하단 사실이다. 대한골대사학회 자료에 따르면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골절이 발생하면 재골절 위험도는 2~10배로 증가한다. 이런 연쇄 골절은 노년기 사망을 부추긴다. 대퇴골 골절 후 1년 이내 100명 중 17명이 사망하고,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의 경우 골절로 1년 이내 100명 중 30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뼈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건 노화다. 나이가 들면 칼슘 섭취가 적은 데다 장에서 흡수하는 칼슘도 적어진다. 결국 뼈에 칼슘이 빠져 뼈가 약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폐경도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송기호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폐경 후 뼈가 급격히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줄기 시작하면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가 활성화해 골 대사에 영향을 끼쳐 골량이 급감한다.

최대 골량은 평생의 뼈 건강을 좌우한다. 송 교수는 “뼈는 20~30대에 골량이 최고로 올라갔다가 조금씩 떨어진다”며 “내가 가진 골량이 많지 않으면 뼈가 금방 약해질 수 있으므로 최고의 골량을 만들어 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량은 유전적 성향이 중요하지만,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노력하면 뼈 건강을 사수할 길이 열린다. 이를 위해선 요령 있는 영양·운동 전략이 중요하다. 10대엔 뼈 성장을 위해 생의 어느 시기보다도 많이 혈액에서 칼슘이 뼈로 흡수된다. 9~18세 청소년은 매일 1300㎎ 정도의 칼슘 섭취가 권장된다. 저지방 우유 4잔 반(250㏄ 잔)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장 좋은 칼슘 보충원은 우유와 유제품이다. 부드러운 뼈를 포함한 생선, 케일·겨자잎·무청·청경채와 같은 암녹색 잎채소도 칼슘 보충에 도움되는 식재료다. 비타민D는 음식으로부터 칼슘 흡수를 증대시켜 뼈 성장을 돕는다. 따라서 비타민D가 풍부한 고등어·참치·연어 등 기름진 생선이나 달걀노른자, 치즈, 비타민D를 강화한 유제품을 먹고 충분한 야외 활동으로 햇빛을 쐬는 것이 좋다. 짠 음식은 몸속 칼슘의 소변 배출을 촉진한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조리할 때 소금 사용량을 줄이고 소금이 많이 들어 있는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청소년의 뼈는 중량의 부하가 걸리는 운동에 잘 반응한다. 운동에 충실할수록 뼈의 강도가 세지고 밀도가 높아진다. 걷기나 달리기, 줄넘기, 댄스, PT 체조 등 어떤 종류의 신체활동도 도움된다.

성인이 돼서도 올바른 생활습관이 요구된다.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하지만, 이땐 특정 영양소에 집중하기보다 모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을 갖는 편이 더 낫다. 단백질을 매일 3~4회, 채소류는 매 끼니 두 가지 이상, 과일류는 매일 1~2개, 우유·유제품은 매일 1~2잔 먹는 식이다. 규칙적인 운동도 놓치면 안 된다.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주 2회 이상의 근력 강화 운동을 하면 좋다. 35세 이후엔 파골세포의 활성화로 뼈의 치밀도가 점차 감소한다.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골 부피와 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뼈 건강이 걱정된다면 금연·금주한다.

청소년은 햇빛 쬐고 짠 음식 삼가야

50세 이후부턴 골다공증이 본격적으로 문제 되는 시기다. 질환의 관리와 치료에 집중하면서 노년기 낙상·골절의 위험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선 뼈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소영 교수는 “폐경 후 여성이나 70세 이상 남성 혹은 45세 이하 조기 폐경, 무월경 등 골다공증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골밀도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에 나서고 칼슘과 비타민D가 충분하지 않다면 보충제를 복용해 골밀도를 늘려 골절 위험을 줄인다. 특히 운동으로 골 강도를 증가시키고 균형 감각과 근력을 향상해 노년기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기엔 넘어지지 않는 것이 뼈 건강을 지키는 최선이다. 그러려면 준비 운동,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정리 운동을 모두 합쳐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운동 프로그램을 짜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또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약물 복용에 주의하고 집안에 전기 코드 정리, 밝은 조명 설치, 계단 난간 설치 등으로 낙상을 예방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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