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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광폭 행보, 윤 대통령보다 포털 검색 빈도 높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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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호 05면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조용한 내조’다. 하지만 실제론 김 여사의 행보가 윤 대통령보다 더 많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6일까지 38일간 ‘네이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윤석열’보다 ‘김건희’의 검색 빈도가 더 높았던 날이 24일이나 됐다. 38일간 검색 빈도를 합하면 ‘김건희’가 ‘윤석열’보다 28%가량 더 많았다. 이 같은 경향은 포털 사이트 다음의 검색어를 분석하는 ‘카카오 데이터 트렌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심지어 윤 대통령이 취임식을 한 지난달 10일에도 ‘김건희’ 검색 빈도가 더 높았다.

윤 대통령 측은 취임식 당일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해 “적극적 행보 없이 당분간 조용히 내조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의 관심은 갈수록 커졌다. 취임식 이후에도 지난달 15일까지 엿새 내내 윤 대통령보다 ‘김건희’를 더 많이 검색했다. 이 기간 김 여사가 반려견들과 함께 윤 대통령을 배웅하고 주말에 백화점 나들이를 하는 모습 등이 관심을 모았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사진에도 김 여사가 자주 등장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22일 방한했을 때도 인터넷의 관심은 윤 대통령보다 김 여사에게 쏠렸다. 정상회담 당일인 지난달 21일에도 흰색 정장에 올림머리를 하고 등장한 김 여사를 네티즌은 윤 대통령보다 더 많이 검색했다.

윤 대통령 취임 초반엔 패션 등이 주목을 끌었다면 시간이 갈수록 구설과 논란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달 27~31일에도 ‘김건희’ 검색 빈도가 높았는데 팬카페에서 유출된 대통령 집무실 사진 때문이었다.  김 여사가 반려견을 안고 윤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이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를 보좌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보완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 여사는 더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조용한 내조’ 대신 ‘광폭 행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직 대통령 부인을 예방한 데 이어 국민의힘 중진 의원 부인들과도 회동했다. 봉하마을 방문 때는 동행한 지인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며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여론도 그다지 우호적이진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낮아진 49%, 부정 평가는 5%포인트 높아진 38%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 ‘김건희 여사 행보’(1%)라는 항목도 처음 등장했다. 한국갤럽은 “극장·빵집 방문 등 사적 활동보다 민생·안보 등 대통령 직분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비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에도 참석했다. 그동안 행사 때마다 반걸음 정도 뒤에 섰던 김 여사는 이날은 시종 윤 대통령과 나란히 걸었다. 행사장으로 이동하던 중 시민들이 “날씬하시네요” “너무 예쁘시다”고 하자 걸음을 돌려 인사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한정애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권 초기에 대통령 부인이 이렇게 집중 조명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하루빨리 공식 조직을 만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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