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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조용한 내조? 김건희 검색량, 윤석열보다 28% 많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포털업체 네이버는 검색 빈도를 비교해주는 ‘네이버 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검색 빈도를 보면, '김건희'가 더 많이 검색된 날이 38일 중 24일이었다. '윤석열'이 더 많이 검색된 날은 14일이었다. 캡처

포털업체 네이버는 검색 빈도를 비교해주는 ‘네이버 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검색 빈도를 보면, '김건희'가 더 많이 검색된 날이 38일 중 24일이었다. '윤석열'이 더 많이 검색된 날은 14일이었다. 캡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대선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조용한 내조’다. 하지만 실제론 김 여사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8일 간 ‘네이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윤석열’보다 ‘김건희’의 검색 빈도가 더 많았던 날은 24일이었다. 취임 직후인데도 ‘윤석열’이 더 많이 검색된 날은 14일에 불과했다. 38일 간 검색 빈도를 합하면 ‘김건희’가 ‘윤석열’보다 28% 정도 더 많았다.

‘네이버 트렌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어떤 단어가 더 많이 검색되는지 검색어끼리의 상대적인 검색 빈도를 보여주는 도구다. 이같은 경향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검색어를 분석하는 ‘카카오 데이터트렌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취임식 당일에도 주목받은 건 김 여사 패션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건희 여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건희 여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지난달 10일에도 ‘김건희’ 검색 빈도가 더 높았다. 취임식 참석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 여사의 첫 공식석상 등장이었다. 당시 리본이 달린 흰색의 드레스가 주목을 받았다. 취임식 당일에도 윤 대통령 측은 김 여사 향후 행보에 대해 “일단 적극적 행보 없이 당분간 조용히 내조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네티즌의 관심도로 보면 조용하진 않았다. 네티즌은 취임식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엿새 내내 윤 대통령보다 ‘김건희’를 더 많이 검색했다. 이 기간 김 여사가 반려견들과 함께 윤 대통령을 배웅하는 모습, 윤호중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여사를 보고 활짝 웃는 사진,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주말 백화점 나들이 등이 관심을 받았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사진 속에서 김 여사는 자주 등장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22일 방한했을 때에도 인터넷 상 관심은 윤 대통령보다 김 여사에 쏠렸다. 정상회담 당일인 21일에도 한국 정상 윤 대통령보다 흰색 정장에 올림머리를 하고 등장한 김 여사를 네티즌은 더 많이 검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SNS를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SNS를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윤 대통령 취임 초반엔 패션 등이 주목을 끌었다면, 시간이 갈수록 구설과 논란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달 27~31일에도 ‘김건희’ 검색 빈도가 높았는데, 팬카페에서 유출된 대통령 집무실 사진 때문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김 여사의 대통령 부인 놀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그러자 대통령실 관계자도 지난달 31일 “김 여사가 앞으로 활동할 때 보좌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尹 국정수행 부정평가 이유로 ‘김건희 행보’ 첫 등장

하지만 여전히 보좌 기구는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김여사는 더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조용한 내조’ 대신 ‘광폭 행보’”란 얘기까지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를 예방했고, 중진 의원 부인들과 회동을 했다. 봉하마을 방문 때는 동행한 지인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며 논란이 증폭됐다.

이는 여당 내부에서도 “대통령실 차원의 체계적인 (김 여사) 지원을 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을 수 있다”(김용태 최고위원)는 고언이 터져나오는 계기가 됐다.

여론도 그다지 우호적이진 않은 것 같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낮아진 49%, 부정평가는 5%포인트 높아진 38%로 나타났다. 부정평가의 이유로 ‘김건희 여사 행보’(1%)란 항목도 처음 등장했다. 또 부정평가의 이유로 ‘직무 태도’를 지적하는 비율도 지난주보다 6%포인트 상승한 11%로 조사됐는데, 한국갤럽은 “극장·빵집 방문과 같은 사적 활동보다 민생·안보 등 대통령 직분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비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극장, 빵집 방문 때 김 여사와 동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작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기 위해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작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기 위해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야당의 비판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권 초기에 대통령도 아니고 윤핵관도 아닌데 이렇게 대통령 부인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게 내 기억으로는 없었던 거 같다”며 “그냥 공약을 파기한 것에 대해 깔끔하게 국민에게 사과하고 제2부속실이 아니라도 공식 전담, 정식 공조직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조승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 정부의 인사 시스템 문제가 많은데, 공사 구분이 안 되는 김 여사까지 나서니 점입가경”이라며 “하루 빨리 여사 보좌 시스템을 갖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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