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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엄두 못낸다"는 신기술...바이두 자율주행차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바이두 자율주행 차량 '아폴로'. 16일 바이두가 한국 매체에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박성훈 특파원

바이두 자율주행 차량 '아폴로'. 16일 바이두가 한국 매체에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박성훈 특파원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百度)가 16일 한국 등 외신언론에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두 차례 연기됐다 잡힌 행사였다. 그간 베이징 두 곳에서 바이두의 자율주행차가 시범 운행되고 있었지만 외국인 탑승 불가 규정이 적용되고 있었다. 해외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비롯해 구글, 우버,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심은 중국 기술력이 어떤 차별점을 가졌는지에 쏠렸다.

베이징에 있는 바이두 본사 건물 앞. 바이두 자율주행 시스템 ‘아폴로’가 탑재된 차량에 처음으로 탑승했다.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었다. 조수석에 앉은 안전요원이 목적지를 입력하고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며 차가 출발했다. 바이두 본사 건물을 도는 터라 속도가 빠르진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에는 주행 중 운전자가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전방 상황이 구현됐다. 차량 옆에 주차된 차들, 횡단보도, 신호등, 지나가는 사람의 형체 등이 화면에 떠올랐다 사라졌다. 많은 정보가 집적돼 비교적 세밀하게 구현됐다.

바이두 자율주행차량 내부. 운전석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자동으로 목적지를 향해 운행하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바이두 자율주행차량 내부. 운전석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자동으로 목적지를 향해 운행하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주행 중 갑자기 차의 속도가 줄어들었다. 뒷좌석에서 봤을 때 아무 장애물이 없던 터라 안전요원에게 차가 감속한 이유를 물어봤다. 그러자 차량 옆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이 최우선이란 것이다. 도로 방지턱, 신호등 등에선 비교적 먼 거리에서부터 속도를 서서히 줄이기 때문에 승차감도 나쁘지 않았다.

바이두 자율주행차는 2014년 7월 연구 개발에 착수해 2018년 2월 홍콩-마카오 대교를 운행하는 모습과 함께 처음 공개됐다. 이후 총 누적 테스트 거리 2100만km(2021년 12월 기준)를 넘어섰고 올해 2월 무인차량 제어 방식과 장치, 전자 장비 등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바이두 본사. 박성훈 특파원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바이두 본사. 박성훈 특파원

지난 4월 바이두는 베이징 이좡개발구(亦庄開發區)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량에 정식 번호판도 발급받았다. 바이두 관계자는 “이때부터 안전요원이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이동해 운행하기 시작했다”며 “차의 통제권이 사람에서 기계로 넘어간 순간으로 당국이 안전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바이두는 베이징에서만 이좡개발구와 겨울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장이 있는 쇼우강(首鋼) 지역 등 2곳에서 120대의 자율주행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설명만으론 여전히 부족했다. 바이두 관계자를 통해 자율주행차량이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질의했다. 답변 내용은 문답 형태로 재구성했다.

바이두 자율주행차량은 차량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 외에 위성과 바이두 인공지능망이 수집한 도로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성훈 특파원

바이두 자율주행차량은 차량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 외에 위성과 바이두 인공지능망이 수집한 도로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성훈 특파원

-구글이나 테슬라에 비해 바이두 ‘아폴로’가 앞선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테슬라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테슬라는 순수한 시각적 ‘눈’(센서)을 사용해 자율주행을 하는 방식이다. 즉, 차 자체가 자신의 눈으로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지 판단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바이두는 시각과 레이더를 동시에 사용해 안전을 보장하는 이중 방식이다. 더 구체적으로 바이두는 인공지능(AI)망을 이용해 전체 도로망 정보를 분석한다. 소위 ‘차로협동’(차와 도로)이라고 부르는데 차량이 수집한 정보와 도로 정보가 함께 운행에 이용되기 때문에 안전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이런 ‘차로협동’ 기술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 미국은 각종 정책의 제재와 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언제 상용화가 가능한가. 아직 시범운행 단계 아닌가
“현재 우리는 10개 도시에서 이미 자율주행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시범운행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우리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 100개 도시에서 운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도시 개수일 뿐 전체 지역은 아니지 않나
“전 지역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차량이 북경의 골목 같은 곳에서까지 다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시민들의 이동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는데 주안점이 있지만 효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굳이 전 지역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부 정책 진행 방향을 봐야겠지만 기술만 놓고 보자면 현재 (상용화에 대한)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바이두는 개인정보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 차량 정보가 수집되더라도 개인이 아닌 단순 운행 정보라고 보면 된다.”

바이두는 다음 달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개할 예정이다. 바이두 측은 “향후 관건은 시스템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차량에 바이두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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