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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영웅" 130명 맞이한 날...늘 반보뒤 있던 김건희 나란히 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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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17일 낮 12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2층 전시실. 국가유공자·보훈 가족 130명을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은 오찬 인사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에 안겨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행사 장소인 전쟁기념관을 “공산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낸 호국영령들을 기리고 국난 극복의 역사를 온전히 담고 있는 곳”이라고 한 윤 대통령은 “역사는 과거에 머물러만 있지 않다. 이 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는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웅들의 호국정신을 잊지 않고 소중하게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한 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그 정신을 책임 있게 계승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품격이고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둘러보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이 나라의 영웅”이라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제가 여러분들을 지키겠다. 그것이 바로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뒤로는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는 걸개가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넓어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일정도 역대 대통령 부부가 다 참석했다고 하니까 가는 것이지 특별한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그동안 행사 때마다 반걸음 정도 뒤에 섰던 김 여사 이날은 윤 대통령과 내내 나란히 걸었다. 흰색 재킷에 검은색 치마를 입은 김 여사는 오찬에 앞서 윤 대통령과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군용 비행기와 탱크, 함정 등을 함께 둘러봤다. 이어 윤 대통령 부부는 전쟁기념관 내 국군 전사자 명비를 찾아 고(故) 조응성 하사의 명비 앞에서 묵념했다. 6·25 전쟁 발발 72년 만인 지난해 10월 조응성 하사는 비무장지대(DMZ) 백마고지에서 엎드린 자세로 유해가 발견돼 수습됐다. 오찬 행사장 입구로 이동하던 중, 시민들이 김 여사를 향해 “날씬하시네요”, “너무 예쁘시다”고 하자, 윤 대통령 부부는 걸음을 돌려 잠시 인사한 뒤 들어갔다.

 이어 윤 대통령 부부는 오찬장 입구에서 유족을 한 사람씩 영접하며 예우를 갖췄다. 행사엔 고 조응성 하사, 10년 전 포항에서 수습돼 올해 5월 신원이 확인된 고 김종술 일병의 가족들이 초청됐다. 지난 4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양궁 김강훈·사이클 나형윤 선수 등도 자리했다. 식사가 시작되자, 강길자 대한민국 전몰군경미망인회장은 “비행기”(비전을 가지고 행동을 하면 기적을 이룬다)라고 건배사를 했고, 윤 대통령 부부 등은 잔을 들고 “날아라”라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지난 9일에도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DMZ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 도발에 맞선 호국 영웅 및 가족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보훈 오찬을 8일 만에 또 마련한 것이다. 이런 적극적인 안보 행보를 두고 대북 포용 정책을 폈던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보훈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장은 “목숨을 걸고 지켜온 이 나라의 안보에 대해서 최근 몇 년간 참으로 걱정이 많았다”며 “다행히 대통령께서 이번에 굳건한 한미 관계를 가지고 북한의 도발에 당당하게 대응하셔서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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