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기로 날려줘" 네, 홈런 보내드립니다… 키움 이정후의 특급 팬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경기에서 이정후를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홈런볼을 잡은 키움 팬들. [사진 키움 히어로즈]

15일 경기에서 이정후를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홈런볼을 잡은 키움 팬들. [사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

지난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중계화면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 든 스케치북이 잡혔다. 여기까진 여느 때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다음 장면이 더 놀라웠다.

이정후는 두산 투수 정철원의 공을 때려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정후의 시즌 10호 홈런 타구는 공교롭게도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팬의 일행의 발 밑에 정확하게 날아갔다. 방향까지 예고한 뒤 그 쪽으로 쳤다는 메이저리그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 일화가 생각날 법한 상황이었다.

홈런볼을 잡은 김진희(21), 김수연(20)씨는 경기 뒤 이정후의 퇴근을 기다렸다 그 공에 친필 사인까지 받았다. 날려달라고 한 홈런에 이은 두 번째 팬 서비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15일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는 키움 이정후. 타구는 피켓을 든 팬에게 날아갔다. [연합뉴스]

15일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는 키움 이정후. 타구는 피켓을 든 팬에게 날아갔다. [연합뉴스]

다음날 이정후는 "송신영 코치에게 이야기를 듣고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생각했다. 영상을 확인했는데 정말 나를 응원한 팬 앞에 공이 날아갔다. 내게도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훈련 때는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다. 나뿐 아니라 모든 프로야구 타자가 그 정도는 한다. 하지만, 경기 중에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두 분을 야구장에 초청하겠다.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에 연락을 달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다음날 야구장을 다시 찾았다. 같은 자리 좌석을 이미 예매했기 때문이다. 키움 구단은 두 사람을 찾아가 이정후와 구단의 메시지를 전했다. 포수 뒷쪽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클럽 좌석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이정후의 사인 배트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공이 날아오는 순간에도 우리 좌석으로 공이 넘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공이 떨어진 순간 멍하고 얼떨떨했다.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다.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돼 꿈만 같다. 앞으로도 키움 히어로즈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에게도, 팬에게도 잊지 못할 만화 같은 한 편의 이야기였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