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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뷰 대관람차 아시나요? 레트로 여행지 당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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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충남 당진 ‘삽교호 놀이동산’이 근래 레트로 여행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MZ세대가 남긴 수많은 인증 사진을 찾을 수 있다. 대관람차와 시골 풍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유원지 인근 논두렁이 명당 포토존으로 통한다.

충남 당진 ‘삽교호 놀이동산’이 근래 레트로 여행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MZ세대가 남긴 수많은 인증 사진을 찾을 수 있다. 대관람차와 시골 풍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유원지 인근 논두렁이 명당 포토존으로 통한다.

예쁘면, 사진이 잘 나오면 어떻게든 사람은 찾아오게 마련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다. 충남 당진과 예산은 소위 ‘노잼’으로 불리던 땅이다. 서해와 아산만 사이에 남북으로 붙은 고장으로, 딱히 이름난 경치도 역사 유구한 유적지도 없는 게 사실이다. 하여 여행자 대부분이 스쳐 가는 지역으로 여겼다.  근래 당진과 예산은 입지가 사뭇 달라졌다.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여행지’로 뜨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당진과 예산은 ‘커플 사진 찍기 좋은 곳’ ‘이국적인 사진 명소’ ‘당일치기 레트로 여행지’로 통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관광지와 개성 있는 카페가 늘어난 덕분이다.

당진, 놀이동산의 추억

MZ세대 사이에서 레트로(복고풍) 붐이 불며 당진은 ‘레트로 여행 성지’로 급부상했다. 당진에는 전 세계 유일의 논두렁 뷰 대관람차가 있다. 당진과 아산을 연결하는 삽교천방조제 근처에 자리한 ‘삽교호 놀이동산’의 기구다. 소셜미디어에 ‘당진여행’ ‘삽교호’ 등을 검색했을 때 쏟아지는 화려한 색감의 대관람차가 이곳에 있다.

당진·예산

당진·예산

요즘 유원지 옆 논은 농사꾼보다 젊은 여행자가 더 많이 드나든다. 형형색색의 대관람차 조명과 저녁놀이 어우러지는 해 질 녘이면 인생 사진을 담기 위한 자리 경쟁까지 벌어진다. 모내기를 막 끝낸 요즘은 논에 댄 물을 이용해 대관람차의 반영 사진도 담을 수 있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대형 테마파크에 비할 규모는 아니다. 하나 레트로 감성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느껴지는 놀이기구와 간판은 레트로 사진 놀이를 위한 최고의 피사체다. 영화 ‘조제’, JTBC드라마 ‘알고있지만,’ 등 수많은 미디어의 무대가 된 이유다.

일반 테마파크와 다른 점이 몇 있다. 일단 롤러코스터가 없다. 대신 추억의 놀이기구인 회전목마와 디스코팡팡, 대관람차가 최고 인기를 누린다. 자유이용권도 없다. 놀이기구당 6000원을 받는데, 입장료가 없으므로 기념사진만 찍다가 나와도 무방하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당진 바다 전망 카페 ‘로드1950’.

이국적인 분위기의 당진 바다 전망 카페 ‘로드1950’.

당진이 여행지로 뜨면서 삽교호와 아산만에 접한 목 좋은 자리마다 카페와 펜션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아산만 음섬포구와 맷돌포선착장 사이에 있는 해변 카페 ‘로드1950’이 대표 명물이다. 주인장이 전국의 빈티지 샵을 누비며 공수한 소품이 가게 안팎을 꾸미고 있다. 미국식 간판과 교통 표지판, 낡은 스포츠카 등이 많다 보니, MZ세대에게는 ‘당진 할리우드’ ‘충남 아메리카’ 따위로 불린다. 500석이 넘는데 이마저도 주말이면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당진 순성면 안쪽에는 ‘아미미술관’이 있다. 옛 초등학교 폐교를 미술관으로 단장한 장소다. 푸른 담쟁이덩굴에 둘러싸인 외관, 옛 학교의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전시보다 출사를 목적으로 한 방문객이 더 많다.

예산, 저 푸른 초원 위에

예산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의 주인공은 매년 6월 피는 수레국화다. 요맘때 야트막한 동산 전체가 수레국화의 보랏빛으로 가득 찬다. 보랏빛 물결 속에 파묻혀 낭만적인 사진을 담아가는 연인이 많다.

예산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의 주인공은 매년 6월 피는 수레국화다. 요맘때 야트막한 동산 전체가 수레국화의 보랏빛으로 가득 찬다. 보랏빛 물결 속에 파묻혀 낭만적인 사진을 담아가는 연인이 많다.

대관령 목장, 고창 청보리밭, 보성 녹차밭…. 본래 용도와 상관없이 탁 트인 풍경 하나로 전국구 명소에 오른 곳이다. 예산에도 비슷한 발자취를 따라오는 목장이 있다. 당진과 예산 경계인 고덕면 상몽리 너른 땅에 100만㎡(약 30만 평) 규모로 들어앉은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이하 ‘아그로랜드’)’이다. 말·젖소·양·돼지·타조·토끼 등이 뛰노는 동물농장이자, 체험시설이요, 캠핑장이다. 무엇보다 너른 들판을 품은 거대한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본래 지역 초등학교의 단골 현장 체험 학습장이었는데, 4년 전 목장 들판에 수레국화를 심으면서 소위 ‘인생샷 명당’으로 거듭났다.

아그로랜드에는 타조·젖소·말 등 다양한 동물이 산다.

아그로랜드에는 타조·젖소·말 등 다양한 동물이 산다.

매년 6월이면 수레국화가 3만6000㎡(1만1000평)의 너른 동산을 가득 채워 보랏빛 장관을 이룬다. 굽이굽이 뻗은 오솔길 안으로 들면 자동으로 인생샷 포즈가 완성된다. 수레국화의 ‘사진빨’은 젊은 층 사이에선 진즉 입소문이 났다. 인스타그램에 ‘아그로랜드’를 검색하면 6만개 이상의 인증사진이 쏟아진다. 요즘은 주말이면 하루 3000명 가까운 관광객이 목장을 찾는단다. 아그로랜드 관계자는 “수레국화를 심은 뒤로 입장객이 세 배 가까이 뛰었다”고 전했다. 수레국화는 한철 꽃이지만 가을 무렵 코스모스가 그 바통을 잇는다.

2019년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 벌써 565만명이 다녀갔다.

2019년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 벌써 565만명이 다녀갔다.

국내 가장 큰 저수지인 예당호(둘레 40㎞, 너비 2㎞)에도 명물이 있다. 2019년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길이 402m)’다. 어느덧 누적 방문객이 565만명에 이른다. ‘출렁’까지는 아니지만 발을 뗄 때마다 은근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어른 315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도록 견고하게 설계했다. 맞은편 언덕에서 출렁다리와 예당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하루 다섯 차례 약 20분간 분수 쇼(음악분수 4회, 레이져 쇼 1회)가 펼쳐진다.

예산의 브런치 카페 ‘간양길’. 오래된 한옥집을 카페로 고쳤다.

예산의 브런치 카페 ‘간양길’. 오래된 한옥집을 카페로 고쳤다.

예산의 느긋한 분위기를 닮은 농촌 카페가 여럿 뿌리내려 있는데, 요즘은 예산읍 간양리에 있는 카페 ‘간양길’이 핫하다. 1943년 지은 낡은 한옥을 고쳐 카페로 꾸몄다. 국화로 둘러싸인 ‘ㅁ’자형 구조의 한옥으로, 어느 곳에 자리를 잡든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온 듯한 포근함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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