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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눈감고 달린 박정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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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준결승전〉 ○ 박정환 9단 ● 자오천위 9단

장면 9

장면 9

장면 ⑨=백대마의 사활이 걸린 패싸움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패싸움에서 팻감은 실탄과 같다. 백1에 패를 쓰고 3 따냈을 때 흑은 확실한 팻감이 더 이상 없어 4로 찔렀다. 백도 때맞추어 팻감이 다 떨어졌다. 흑4를 받아줄 수 없다. 백은 5로 패싸움을 끝냈고 흑은 6으로 돌파했다. 대마는 살았지만 좌변 백진은 홍수를 만난 듯 쑥대밭이 됐다. 백의 최선의 수습책은 무엇일까.

AI의 최선

AI의 최선

◆AI의 최선=AI는 백1 지켜 이곳을 살리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박정환인들 이것이 순리임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흑2로 막는 선수가 너무 아프다. (3을 손 빼면 백대마가 다시 패에 걸린다) 좌변 흑집도 커진다. 이러고서도 이길 수 있을까. 계산이 정확한 AI는 그래도 백이 2집 우세하다고 하지만 인간은 의심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박정환은 백1로 달렸다. 초읽기 속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눈 감고 달렸다. 크다. 프로들이 말하는 현찰이다. 그러나 흑2의 포위를 피할 수 없다. 다시 사활이 승부가 됐다. 이제 AI는 잠시 잊어야 한다. 인간의 바둑은 결국 살면 이기고 죽으면 진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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