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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최정은 올해도 꽃을 피운다

중앙일보

입력

KBO리그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SSG 최정. [연합뉴스]

KBO리그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SSG 최정.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최정(35)은 KBO리그에서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 다음으로 홈런을 많이 친 타자다. 그가 또 한 번 홈런으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 1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시즌 10호포를 쏘아올려 역대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팀이 3-6으로 져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최정은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팀 내 최고 유망주였지만 야구가 잘 안 풀려 첫 시즌엔 스위치 히터(양손 타자) 훈련까지 받았다. 그러나 2년 차인 2006년 홈런 12개로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처음으로 '소년 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후 17년간 빠짐 없이 홈런 10개 이상을 치는 오른손 거포로 성장했다. 지난해 장종훈(1988~2002년)과 양준혁(1993~2007년·이상 15년 연속)의 종전 최장 기록을 뛰어 넘었고, 올해도 64경기 만에 홈런 10개를 채워 자신의 기록을 1년 더 늘렸다.

최정은 이 외에도 현역 타자로는 독보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오른손 타자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또 지난 시즌 홈런 35개를 때려내 개인 통산 세 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2010년 이후 KBO리그에서 2회 이상 홈런 1위를 차지한 국내 타자는 최정과 박병호(KT 위즈·5회) 밖에 없다.

KBO리그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SSG 최정. [연합뉴스]

KBO리그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SSG 최정. [연합뉴스]

기념비적인 장면도 많이 남겼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시즌 1호 아치를 그려 새 이름으로 새 출발한 SSG에 창단 첫 홈런을 안겼다. 2017년 4월 8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역대 세 번째로 한 경기 4홈런 진기록도 만들어냈다. 당시 개막 6연패에 빠졌던 팀의 시즌 첫 승을 만들어 낸 홈런들이라 더 값졌다.

최정은 이승엽이 남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에 유일하게 도전할 만한 거포로도 꼽힌다. 15일까지 최정의 통산 홈런 수는 410개. 대기록까지 57개만 남겨뒀다.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돌아온 이대호(롯데 자이언츠·359홈런)나 박병호(345홈런)와 달리, 국내에서만 뛰면서 꾸준히 홈런 수를 늘려온 덕이다. 그는 2010년 처음으로 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고, 2016년과 2017년엔 2년 연속 40홈런을 넘겨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2017년 기록한 홈런 46개는 역대 SSG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이자 KBO리그 역대 3루수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매년 부상 없이 꾸준하게 홈런을 만들어 내는, 기복 없는 타자로 잘 알려져 있다. SSG가 자랑하는 '홈런 군단'의 핵심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최정이 20홈런을 넘기지 못한 시즌은 부상으로 100경기를 채우지 못한 2014~2015년 밖에 없다. 2016년부터는 다시 6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고, 이 중 5번은 30홈런을 돌파했다.

KBO리그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SSG 최정. [뉴스1]

KBO리그 최초로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SSG 최정. [뉴스1]

2018시즌 도중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가속도를 붙였다. 2019년 29개, 2020년 33개, 지난해 35개를 각각 추가해 400홈런 고지도 정복했다.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올해는 예년보다 속도가 더디지만, 여전히 홈런 20개는 무리 없이 넘길 수 있는 페이스다.

최정은 2019시즌을 앞두고 SSG와 6년 총액 106억원에 계약했다. 30대 초반에 원 소속구단과 6년 계약을 한 건 사실상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선언이다. 아직 그 계약이 두 시즌 반 더 남았다. 심지어 계약이 끝나도 37세다. 최정에게는 통산 467홈런을 넘어 최초의 500홈런까지 달려갈 힘과 가능성 그리고 시간이 남아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잘 다치지 않는 몸"이라 더 그렇다.

홈런은 '야구의 꽃'으로 통한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베테랑 거포 최정은 여전히 야구장에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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