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금리 충격 이제 시작...추경호 “통화정책, 물가에 중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물가도 잡고, 치솟는 미국 금리도 따라잡기 위해 국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려나가겠다는 의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16일 두 경제수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냈다. 회의에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큰 폭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이 중첩되면서 현 경제 상황이 복합적 위기이며,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Fed는 기준금리를 연 0.75~1%에서 1.5~1.75%로 0.75%포인트 올렸다. 28년 만에 최대 폭 인상이다. Fed가 ‘자이언트 스텝’을 꾸준히 예고했던 덕에 시장은 안정을 찾았지만, 일시적 안도일 뿐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가속 페달을 계속 밟아나갈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추 부총리 역시 “앞으로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며 “이에 정부와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부와 한은이 가장 우려하는 건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년래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5%를 이미 돌파(5.4%)했고 최악의 경우 6%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추 부총리는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과 함께, 공급 측면의 원가 부담 경감,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방지 등 다각적 대응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달러당 1300원 가까운 수준으로 주저앉은 원화가치, 치솟는 국채금리(채권값 하락)도 시급한 문제다. 추 부총리는 “심리적 과민 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고, 채권시장에서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바이백(정부가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금융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 등을 집중 점검하여 시스템 리스크 사전예방에 만전을 기울여 나갈 계획”라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