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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함께 사는 부부보다 사망위험 15% 높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웨딩타운 한산한 상점가의 모습.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3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웨딩타운 한산한 상점가의 모습. 자료사진. 연합뉴스

비혼, 이혼, 별거 등 이유로 홀로 사는 사람은 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보다 사망위험이 15%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의장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 62만3140명(조사시점 평균 나이 53.7세)을 대상으로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사람과 결혼 이후 줄곧 함께 사는 부부의 사망위험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차이가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결혼 후 함께 사는 부부(53만8377명)와 혼자 사는 사람(8만4763명)으로 나눠 15년 동안의 사망위험을 비교했다.

혼자 사는 사람에는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경우(4454명), 별거(1347명), 이혼(3만5212명), 사별(5674명)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추적 기간 중 혼자 사는 사람 그룹의 사망률은 27.1%로 결혼 후 함께 사는 부부 그룹의 18.6%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사망률에 비춰볼 때 혼자 사는 사람의 전체적인 사망위험이 함께 사는 부부보다 평균 15% 높다고 추산했다.

질환별 사망위험은 관상동맥질환이 2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순환기계질환 17%, 뇌혈관질환 12%, 호흡기질환 14%, 암 6% 등 순으로 집계됐다.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의 경우 전체적인 사망위험이 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보다 62%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혼, 별거, 사별도 함께 사는 부부보다 사망위험이 각각 38%, 35%, 9%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배우자 유무가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의료진에게 적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치료를 계속하도록 격려하는 점 등과 큰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애선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결혼에 따른 건강상의 이득을 더 많이 얻고, 실제 사망률도 낮아지는 특징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아내 및 자녀와 함께 살게 되면서 홀로 살 때 가졌던 음주와 흡연, 과격한 운동 등의 위험한 생활 습관을 버리거나 줄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여기에 더해 결혼 후 더 커진 사회적 책임감 등도 건강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은 식생활 습관이 다른 서양인 위주의 건강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인의 고유한 특성에 기반한 질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 결성된 학술단체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대만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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