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오존오염 한반도에 영향…밤낮 없이 오염수치 끌어올린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16 06:00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 전광판이 오존주의보 발령 사실을 알리고 있다. 당시 서울 전역에 발령된 오존주의보는 올해 들어 서울 지역에 내린 첫 주의보였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 전광판이 오존주의보 발령 사실을 알리고 있다. 당시 서울 전역에 발령된 오존주의보는 올해 들어 서울 지역에 내린 첫 주의보였다. 연합뉴스

최근 중국에서 미세먼지 오염이 줄어드는 대신 오존 오염이 심해지면서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밤이나 오전 시간에도 오존 농도가 상승하는 등 중국 영향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김순태 교수는 15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보이지 않는 위협: 오존’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오존도 초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장거리 이동 물질"이라며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오존은 국내 오존 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시민 눈높이 세미나'로 열린 이 날 행사는 한국대기환경학회(회장 김조천 건국대 교수)가 주최하고,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원장 신용승)이 공동 주관했다.

15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열린 '보이지 않는 위협" 오존' 눈높이 세미나에서 연세대 양지연 박사가 오존의 건강 영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15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열린 '보이지 않는 위협" 오존' 눈높이 세미나에서 연세대 양지연 박사가 오존의 건강 영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보이지 않는 위협 오존' 눈높이 세미나

위 지도는 2019년 5월 21~24일 동북아 지역을 대상으로 1시간 오존 농도 하루 최고치를 모델링 한 것. 중국에서 발생한 오존 오염이 한반도로 확산해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래 지도는 실제 관측치와 모델링 수치를 비교한 것. [자료: 김순태 교수]

위 지도는 2019년 5월 21~24일 동북아 지역을 대상으로 1시간 오존 농도 하루 최고치를 모델링 한 것. 중국에서 발생한 오존 오염이 한반도로 확산해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래 지도는 실제 관측치와 모델링 수치를 비교한 것. [자료: 김순태 교수]

김 교수는 지난 3월 11일 오후 10시에 서해안 일부 측정 지점에서 고농도의 오존이 관찰된 것과 지난달 18일 서해 외연도에서 오전 8시에 오존 농도가 주의보 발령 기준(0.12ppm)에 육박하는 0.1 ppm까지 상승한 것을 중국의 영향 사례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중국의 영향은 여름철 중에서도 장마 이전에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국내 오존 오염도 감소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서 연세대 여민주 교수도 "평균 오존 농도는 제주·백령도 등 배경 지역에서 높고, 4~6월 하루 최대 오존 농도는 중부와 동남권 지역에서 높고, 120ppb 이상 고농도 발생 가능성은 수도권에서 높다"고 말했다.
배경 지역에서 평균 농도가 높은 것은 중국 영향으로, 수도권의 고농도 발생은 국내 오염의 영향 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오존 오염도 변화.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2021]

중국 오존 오염도 변화.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2021]

지난 3월 11일 밤과 4월 27일 저녁 서해안 일부 지점에서 오존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영향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료: 김순태 교수]

지난 3월 11일 밤과 4월 27일 저녁 서해안 일부 지점에서 오존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영향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료: 김순태 교수]

여 교수는 "지역별 오존 발생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관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양지연 박사는 "대류권의 오존은 대기오염 물질의 2차 생성 반응으로 만들어지는데, 강력한 산화력으로 세포를 자극하고 변형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오존은 눈과 기관지, 폐 등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해 호흡기 계통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 질환 등을 유발한다. 특히, 호흡기 계통 기저 질환자들의 경우 오존에 노출되면 건강을 해치게 되고, 심하면 조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심혈관계 이상은 물론 중추신경계 이상이나 태아 발달 장애까지도 초래한다는 보고도 있다.

천식 관련 입원·사망 증가

오존은 식물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산림 생산성도 떨어뜨린다. 2050년대의 남한 지역에서도 오른쪽 오존 영향을 반영하면 왼쪽에 비해 산림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예측된다. [자료: 한국환경연구원 박진한 박사]

오존은 식물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산림 생산성도 떨어뜨린다. 2050년대의 남한 지역에서도 오른쪽 오존 영향을 반영하면 왼쪽에 비해 산림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예측된다. [자료: 한국환경연구원 박진한 박사]

양 박사는 "하루 8시간 노출되는 오존 농도가 10ppb 상승하면 천식 관련 입원과 사망 위험이 4.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30일 또는 그 이상 기간에 지속해서 오존에 노출됐을 때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 박사는 "4~9월에는 개인도 오존 관련 대기오염 정보를 확인하고, 오존 농도가 최고가 될 시간에는 야외활동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곽경환 교수는 "국내 오존 오염 발생 특성을 보면 일 최고 오존 농도 발생 시각을 보면 인천 서울 춘천 순으로 늦어지고, 최고 농도는 이 순서로 높아진다"며 "오염물질이 배출지역에서 풍하지역(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수송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오염물질의 배출과 수송, 2차 생성까지 고려해서 오존과 미세먼지 오염을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하나로 묶어 광역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부지방도 대구와 포항, 울산, 부산, 창원, 진주, 여수 등을 잇는 동남-남해권을 하나로 묶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환경연구원(KEI) 심창섭 박사는 "국내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오존 생성에 크게 기여하는데도 배출량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며 "대도시와 산업단지, 일부 항만 지역의 배출량 과소평가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오존 농도 역대 최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송창근 교수는 "기후변화로 기온이 2~3도 상승하면 식물 등 자연 유래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은 30~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더욱이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지구 대기의 흐름이 약해져 대기 정체 빈도가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 중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는 만큼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최근 지난 5월 전국의 오존 농도는 평균 0.051ppm으로, 2001년 이후 5월 평균치로는 가장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3월 질병관리청은 오존 오염으로 인해 2019년 국내에서 조기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2890명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1248명에서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