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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송강호 세탁소 진짜 있다…'마녀2' 저택, 거장의 작품 [GO로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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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는 동해안 곳곳을 누비며 촬영했다. 영덕 강구항도 그중 한 곳이다. 사진 CJ ENM

영화 '브로커'는 동해안 곳곳을 누비며 촬영했다. 영덕 강구항도 그중 한 곳이다. 사진 CJ ENM

익숙한 공간, 널리 알려진 명소도 스크린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길 때가 있다. 이야기와 연출이 만드는 힘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브로커’와 ‘마녀2’ 역시 그렇다.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작 ‘브로커’는 영화 내내 동해안을 달려가는 로드무비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액션 신작 ‘마녀2’는 제주도 올로케이션으로 제작했다. 두 영화 모두 공간을 보는 재미가 크다.

일본 거장이 그린 한국

헬기에서 본 영덕 풍력단지. 상현(송강호) 일행을 태운 승합차도 이 그림 같은 해안 언덕길을 달린다. 백종현 기자

헬기에서 본 영덕 풍력단지. 상현(송강호) 일행을 태운 승합차도 이 그림 같은 해안 언덕길을 달린다. 백종현 기자

‘브로커’는 일본 명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첫 한국영화다. 한국 배우들과 함께했을 뿐 아니라 모든 촬영을 한국에서 했다. 영화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만나게 된 세 남녀의 동행을 그린다. 세탁소 주인이자 입양 브로커인 상현(송강호), 보육원 출신 동수(강동원), 미혼모 소영(이지은)이 아이의 새 부모를 찾아 나서고, 그 뒤를 수진(배두나)과 이 형사(이주영)가 쫓는다.

동해안의 절경이 영화 내내 흘러간다. 사진은 포항 형산강변에서 촬영한 '브로커'의 한 장면. 사진 CJ ENM

동해안의 절경이 영화 내내 흘러간다. 사진은 포항 형산강변에서 촬영한 '브로커'의 한 장면. 사진 CJ ENM

불법 입양을 위한 위험한 여행은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훑은 뒤, 서울 그리고 인천까지 이어진다. 제작진은 사실적인 그림을 담기 위해 실제 동해안 7번 국도를 주요 로케이션으로 선정해 촬영을 진행했단다. 부산~포항~영덕~울진~삼척~강릉에 이르는 여정이다. 이지은(아이유) 역시 “진짜 그 장소에서 찍었기 때문에 더 리얼리티가 살았다”고 말한다. 덕분에 관객 입장에서도 그 여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촬영 동선을 하나로 이어 이른바 ‘브로커 로드’ ‘브로커 투어’ 지도를 만들어도 될 정도다.

주인공 일행이 탄 승합차는 부산을 빠져나와 포항 형산강변을 달리고, 영덕 풍력발전 단지를 거쳐, 강구항에 잠시 머물렀다가 울진 기성면 해안도로, 삼척 원덕읍 해안도를 지나 강릉까지 나아간다. 사실 7번 국도는 국내 가장 이름난 해안 드라이브 코스기도 하다.

영화 '브로커' 속 상현의 세탁소. 실제 35년간 세탁소를 이어온 부산 연제구 '연천세탁'에서 촬영했다. 사진 CJ ENM

영화 '브로커' 속 상현의 세탁소. 실제 35년간 세탁소를 이어온 부산 연제구 '연천세탁'에서 촬영했다. 사진 CJ ENM

참고로 입양 브로커 상현의 세탁소는 실제로 있는 가게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35년 장사를 해온 ‘연천세탁’에서 촬영했다. 실제 가게에서 사용하는 낡은 재봉틀도 등장한다. 송강호 배우가 촬영 전 이곳에서 미싱 사용법을 배우기도 했단다. 김종수 사장(72)은 “영화 개봉 후 세탁소와 재봉틀을 찍어 가는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영화 말미 형사 수진의 가족이 바닷가에서 뛰노는 장면은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찍었다.

영화 '브로커' 속 관람차. 인천 월미테마파크의 대관람차(문아이)에서 촬영했다. 사진 CJ ENM

영화 '브로커' 속 관람차. 인천 월미테마파크의 대관람차(문아이)에서 촬영했다. 사진 CJ ENM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테마파크의 무대는 인천 월미도다. 이지은과 강동원이 대관람차를 타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세트가 아니라, 월미테마파크의 대관람차 ‘문 아이’에 탑승해 촬영했다.

제주도로 간 ‘마녀2’

영화 '마녀2'에서 비밀연구소 '아크'로 등장하는 제주도 돌문화공원의 '설문대 할망 전시관'. 사진 NEW

영화 '마녀2'에서 비밀연구소 '아크'로 등장하는 제주도 돌문화공원의 '설문대 할망 전시관'. 사진 NEW

제주도 올로케이션으로 제작한 ‘마녀2’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소녀(신시아)’의 복수를 그린 히어로물이다. 제주 지역에 연이은 폭설이 이어졌던 2020년 12월 말부터 약 4개월간 촬영했는데, 덕분에 영화 내내 하얗게 눈 덮인 제주도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마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의문의 연구소 장면은 제주시 조천읍의 돌문화공원에서 촬영했다. 2024년 개관을 앞둔 ‘설문대할망전시관’을 비밀연구소 ‘아크’로 단장했다. 영화에서는 첨단 건축물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규모의 생태공원이다. 수십 기의 석상과 돌하르방, 전통 초가 등이 97만㎡(약 29만평) 부지 곳곳에 뿌리내려 있다.

섭지코지 해안 절벽 끄트머리에 자리한 글라스하우스. '마녀2'에서는 백총괄(조민수)의 저택으로 나온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이다. 사진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섭지코지 해안 절벽 끄트머리에 자리한 글라스하우스. '마녀2'에서는 백총괄(조민수)의 저택으로 나온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이다. 사진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마녀 프로젝트의 창시자 ‘백총괄(조민수)’의 저택으로 등장하는 걸출한 건물은 서귀포 섭지코지에 자리한 ‘글라스하우스’다. 해안 절벽 위에 두 팔을 벌린 형상으로 들어앉아 있는데, 일본의 건축 거장인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건물 안에는 휘닉스 제주의 레스토랑 ‘민트’가 자리하고 있다. 예약 없이는 식사가 어려울 만큼 인기가 높다. 어느 자리에 앉든 너른 통창을 통해 제주도 광활한 바다와 섭지코지의 너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귀포 남원읍 의귀리 공동목장(옷귀마테마타운). 일일 승마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목장이다. 영화에서 최후의 격전이 벌어지는 장소로 쓰였다. 백종현 기자

서귀포 남원읍 의귀리 공동목장(옷귀마테마타운). 일일 승마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목장이다. 영화에서 최후의 격전이 벌어지는 장소로 쓰였다. 백종현 기자

소녀와 ‘경희(박은빈)’ 가족이 머물던 목장의 집은 어디였을까. 영화 최후의 격투신이 벌어지는 이 공간은 서귀포 남원읍 의귀리 공동목장(옷귀마테마타운)에 오픈 세트를 차려 촬영했다. 일일 승마 체험(1시간 30분, 8만원)이 가능한 목장으로 관광객에게도 제법 알려진 장소다. 의귀리 마을은 너른 초원과 울창한 편백숲을 끼고 있어 영화나 TV 드라마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에서 밀렵꾼들이 호랑이를 쫓는 후미진 숲이 이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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