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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오는데 드라이아이스 수급난…배송업체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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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쿠팡·마켓컬리의 보랭백과 나노상전이물질을 냉매로 사용한 친환경 냉동팩. [중앙포토]

쿠팡·마켓컬리의 보랭백과 나노상전이물질을 냉매로 사용한 친환경 냉동팩. [중앙포토]

국내외 기상청이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 신선식품 배송업체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탄산 품귀 현상으로 드라이아이스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배송업계는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백과 신소재 냉동팩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배송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산업 현장 곳곳은 탄산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정유·석유화학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산업용 탄산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주요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의 유지보수 일정이 겹치며 탄산 부족 현상이 더 심해졌다.

산업용 탄산은 원유를 정제·가공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긴다. 반도체·철강·조선업체뿐 아니라 탄산음료를 만드는 식음료 업체도 제조 과정에서 탄산을 사용한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탄산원료 생산량은 월평균 약 8만t 규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석화 업체의 유지보수가 이어지는 이달까지 탄산 공급량이 예년보다 15~3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배송 업계다. 국내 아이스팩 제조 1위 업체인 빙고의 나상연 대표는 “국내에서는 주요 제조업체들이 먼저 양질의 탄산을 확보하고, 이후 남은 물량을 드라이아이스 제조업체들이 공급받는다”며 “탄산 품귀 현상으로 드라이아이스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배송업체들은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의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송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 백과 첨가물 없이 물로 만든 아이스팩을 활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과 플라스틱 발생을 최소화해 환경 보호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쿠팡 관계자는 “신선식품 배송 과정에 필요한 포장재를 재사용하기 위한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냉재도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업체 애니켐은 빙고와 손잡고 드라이아이스 팩을 대체하는 친환경 냉동팩을 선보였다. 나노상전이물질을 냉매로 사용해 저온 지속시간이 드라이아이스만큼 길지만, 가격은 일반 아이스팩과 비슷하다. 포장재에는 폐비닐 재생 수지를 70% 함유했다. 수질 오염 우려가 없기 때문에 폐기할 땐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려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이옥란 애니켐 대표는 “드라이아이스팩 공급 부족 상황에서 친환경 냉동 팩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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