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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류’ I will be back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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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올 시즌 남은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MLB닷컴은 15일 “류현진이 곧 왼쪽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UCL) 수술을 받는다. 부상 정도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대를 일부 제거하거나 재건하는 토미 존 수술을 받는다. 올해 남은 경기에 나설 수 없고, 내년 시즌 초반에도 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4월 1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왼쪽 팔뚝에 불편함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4주간 결장한 류현진은 지난달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복귀해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또다시 통증을 느꼈고,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성적은 6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5.67.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류현진은 2015년 5월 어깨에 이어 2016년 9월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조브 클리닉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검진을 받았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만성적인 변화가 발견됐다’는 소견을 밝혔고, 류현진은 결국 수술을 선택했다. 남은 것은 수술 범위다. 류현진은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인대 일부 제거로 결정되면 재활 기간이 짧은 편이지만, 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되면 1년 이상 재활이 불가피하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매우 실망하고 있다. 빨리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하지만, 당분간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최선의 방법을 고민했다. 수술과 재활훈련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동산고 2학년이었던 2004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1년간 재활을 거쳐 기량을 되찾았고,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류현진은 10년간 큰 문제 없이 투수로서 활약했다.

미국 진출 이후엔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2015년 5월에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어깨 수술 이후 재기가 불투명했지만, 류현진은 ‘괴물’처럼 돌아왔다. 이듬해 9월엔 비교적 가벼운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했다. 이후에도 간간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긴 했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 팀닥터인 이상훈 CM충무병원 원장은 “전완부 통증을 느꼈지만, 원인은 팔꿈치였다. 측부 인대 수술을 결정했다는 건 공을 던지기 힘든 상태까지 이르렀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공을 던지는 순간 팔꿈치 내측 관절에서 바깥쪽으로 힘이 가해지면 뼈와 인대에 부담이 생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자기공명장치(MRI) 촬영으로도 팔꿈치 상태는 확인이 가능하다. 인대 일부 제거 및 재건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좋겠지만, 토미 존 수술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근육의 힘줄을 가져와 이식하는 토미 존 수술은 비교적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또다시 수술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권오준은 세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은 다행히 고등학교 때 수술을 받은 뒤 20년 가까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의 성공률은 높은 편이지만, 사례들로 보면 두 번째 수술의 성공률은 첫 번째보다 낮았다. 나이가 들수록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임창용은 만 37세였던 2012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와 4년 계약을 맺었다. 내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네 번째 수술대에 오르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력도 큰 위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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