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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가 성과 못내” “이재명이 비전 못내”…민주당, 선거 패배 또 ‘네 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다주택자 양도세 일시 완화를 (문재인) 청와대가 반대했지 않았나. 대선과 지선은 행정부 평가가 70~80%였다.” (친명 김병욱 의원)

“이재명 후보가 우리 지역에서 대장동 얘기만 20분을 했다. ‘이재명 안 왔으면 좋겠다’ 얘기하는 후보가 생길 정도였다.” (친문 신동근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지방선거 패인을 놓고 친명과 친문이 충돌했다.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선의원 모임이 주최한 ‘민주당 위기 극복을 위한 평가 토론회’에서였다.

이날 김병욱·신동근 의원의 발제문엔 양측의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 좋은 조건으로 출발했지만 5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지자체장만 오래 하시다 보니 대선과 지자체 선거 구분을 못 한 것 같다”며 “자잘한 이슈만 던졌지, 비전·프레임을 제시한 게 없었다”고 했다.

상호 토론 때는 수위가 더 높아졌다. 친명 임종성 의원은 “국민은 민생경제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울분을 터뜨리는데,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선 ‘우리 정부는 잘했다’ 시그널만 계속 나왔다”고 했다. 이에 친문 김종민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은 25%, 이명박 대통령은 29%였지만 정권이 연장됐다”고 비판했다.

김기식 더좋은미래 연구소장은 ‘이재명 독주 체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 소장은 “국민의힘은 5년 뒤 40대 이준석, 50대 한동훈, 60대 오세훈·안철수 경쟁으로 대선 후보를 정한다”라면서 “이재명 후보 한명만 4년 내내 끌고 가 다음 대선을 치른다면, 과거 제왕적 총재로 군림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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