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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1.98%, 40개월 만에 최고 …빚내 집 산 '영끌족'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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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또다시 오른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넉 달 연속 올라 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마련한 ‘영끌족’들의 이자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한 달 전(1.84%)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2019년 1월(1.99%)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잔액기준 코픽스(1.68%)와 신잔액기준 코픽스(1.31%)도 각각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0.09%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매달 새롭게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삼아 시장 금리변동이 빠르게 적용되나, 잔액기준 코픽스는 시장 금리 반영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코픽스가 올랐다는 것은 각 은행이 대출을 내주기 위한 재원 조달 비용이 비싸졌다는 의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기업ㆍ농협ㆍSC제일ㆍ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예ㆍ적금 상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그중에서도 예ㆍ적금 금리가 지표 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코픽스가 상승한 데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인상한 영향이 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각 시중은행이 예ㆍ적금 금리를 올렸고, 은행들의 대출 조달비용도 늘어난 것이다.

코픽스에 영향을 주는 1년 만기 은행채(AAAㆍ무보증) 금리가 오른 영향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3.184%로 지난달 16일(연 2.46%)보다 0.724%포인트 올랐다. 연초(연 1.719%)와 비교하면 1.85배 뛰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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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는 16일부터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오른다. 16일부터 적용되는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3.69~5.19%로 15일(3.55~5.05%)보다 상ㆍ하단이 각각 0.14%포인트 오른다. 우리은행(4.14~5.12%→4.28~5.26%)과 농협은행(3.49~4.49%→3.63~4.63%)도 각각 금리 상ㆍ하단이 0.14%포인트 상승한다. 신잔액기준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이 3.59~5.09%에서 3.68~5.18%로 상ㆍ하단이 모두 0.09%포인트 오른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끌어모아 주택을 마련한 ‘영끌족’들의 시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예컨대 20년만기 연 4%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3억원 주담대 받았을 경우, 금리 1%포인트 오르면 상환액은 182만원에서 198만원으로 증가한다. 연간 이자부담으로 따지면 192만원의 이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금융권에선 당분간 코픽스 오름세가 이어져 주담대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하반기엔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6%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의 강도 속도에 맞춰 한국은행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코픽스 상승세는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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