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손흥민 월클 아니다" 父 발언, 英 오역했다...실제론 뭐라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1년 춘천에서 함께 훈련한 손흥민(왼쪽)과 부친 손웅정씨. [중앙포토]

2011년 춘천에서 함께 훈련한 손흥민(왼쪽)과 부친 손웅정씨. [중앙포토]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는 부친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의 발언을 영국 현지에서 오역하는 일이 있었다.

최근 영국 매체와 소셜미디어에는 ‘손웅정씨가 토트넘 스타(손흥민)가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손 감독이 “[Son] must be able to play a solid role in one of the world's top clubs. That's when he will become a world class player(손흥민은 세계적인 톱 클럽에서 확고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월드 클래스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해석돼 영국이 떠들썩했다.

손 감독의 발언은 “그렇다면 토트넘은 최고의 클럽이 아니라는 말인가”라는 뜻으로 해석돼 오해를 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한술 더 떠 “손웅정씨가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에서 뛰기 위해 토트넘을 떠나야 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했다”고 확대 해석했다.

춘천 손흥민 체육공원에서 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는 손흥민 부친 손웅정 씨(왼쪽). 박린 기자

춘천 손흥민 체육공원에서 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는 손흥민 부친 손웅정 씨(왼쪽). 박린 기자

지난 11일 강원도 춘천의 손흥민체육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손웅정 감독의 ‘워딩’은 이랬다.

-손흥민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했고 최다 득점 4위에 올라갔고, 아시아인 EPL 최초 득점왕을 차지했는데, 10% 더 끌어 올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보나.
“‘이만하면 됐다’고 할 때 위기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가들이 ‘솔’에 해당하는 음 높이를 유지하려면 (한 음계 위인) ‘라’를 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연습합니다. 늘 10% 성장을 항상 꿈꾸고 상상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전(2018년)에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고 하셨는데. 변함없나.
“전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가 생각하는 월드클래스 기준은.
“월드클래스요? 글쎄요. 전 세계에 최고의 클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준? 그 정도가 월드 클래스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거기까지 도달하려면 뭐가 더 나아져야 할까.
“‘모든 분야의 10% 정도만 더 성장하면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손 감독의 에세이를 보면 소위 허파에 바람이 들지 않게 아들을 다그쳤는데. 축구 외적으로 어떤 부분을 강조하나.

“영원한 건 없잖아요. 제가 건방지게 보일지 모르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생각해요. 열흘 이상 지속되는 꽃이 없고. 흥민이가 어려서 축구를 좋아해서 사랑해서 행복해서 했고 지금도 그것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외 다른 것을 생각하면 초심을 잃은 겁니다. 흥민이가 18세에 함부르크에 있을 때도 제가 얘기한 게 ‘유혹이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방해하는 것’ 입니다. 그 부분은 은퇴할 때까지, 또 우리가 일반인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조심성을 가지고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1 년 춘천에서 함께 훈련한 손흥민(오른쪽)과 부친 손웅정씨(왼쪽). [연합뉴스]

2011 년 춘천에서 함께 훈련한 손흥민(오른쪽)과 부친 손웅정씨(왼쪽). [연합뉴스]

전체 맥락을 보면 일부 영국 매체와 소셜미디어가 손 감독의 발언을 확대 해석했음을 알 수 있다. 손 감독은 아들이 행여 자만할 까봐 겸손을 강조했을 뿐이다.

영국 매체 90min도 15일 “번역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손실 되었거나 잘못 해석됐다. 토트넘과 월드 클래스가 되는 것에 대해 실제로 말한 것은 이렇다”며 손 감독의 실제 발언을 전했다. 또한 “토트넘에 대한 언급을 없었다. 토트넘이 최고 클럽이 아니라는 암시도 없었고 그저 최고의 클럽만 강조했을 뿐”이라는 토트넘을 취재하는 한 한국 기자의 발언도 전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