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줌으로 이뤄진 외계인이 있다? 인간이 상상 못한 존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글 뉴스

정글 뉴스’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우리는 한 번도 외계인을 본 적 없지만, 외계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이 이미지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 외계인이 사람이나 동물을 닮았다는 겁니다. 우리의 상상력은 경험의 범위를 벗어나기가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정글]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하나같이 인간을 닮거나 동물과 비슷하다. 인류가 알고 있는 지적생명체는 인간 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꼭 외계인이 인간을 닮아야 할 당위성은 없다. 사진은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에 등장한 외계인, 아기 요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만달로리안’ 캡처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하나같이 인간을 닮거나 동물과 비슷하다. 인류가 알고 있는 지적생명체는 인간 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꼭 외계인이 인간을 닮아야 할 당위성은 없다. 사진은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에 등장한 외계인, 아기 요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만달로리안’ 캡처

그런데 한번 생각해봅시다. 외계 생물체라면 굳이 인간 혹은 동물을 닮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전혀 다른 전제를 깔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외계인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계생명체를 어떻게 찾을까

외계인 생김새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외계생명체를 찾는 전략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그래야 왜 그렇게 이상한 외계인을 상상하기 시작했는지 쉽게 알 수 있거든요.

외계생명체를 찾는 방법이란 게 복잡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합니다. 물론 세부 사항으로 파고들면 매우 정교한 과학적 방법론과 기술에 의존하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단순명료하죠.

첫 번째, 외계인이 쏘는 전파를 찾는 겁니다. 만약 외계인이 우리처럼 TV나 라디오 혹은 스마트폰을 쓴다면 전파가 나오겠죠. 어떤 전파는 약해서 멀리 못 가고 사라지겠지만, 그중에서 혹시 지구까지 오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외계 생명체가 보낼지도 모를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세워진 SETI의 전파망원경. SETI는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외계의 지적생명에 대한 탐사 프로젝트를 뜻한다.

외계 생명체가 보낼지도 모를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세워진 SETI의 전파망원경. SETI는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외계의 지적생명에 대한 탐사 프로젝트를 뜻한다.

아니면 외계인이 직접 ‘우리를 찾아보라’며 전파를 쏠 수도 있겠죠. 우리가 외계에 전파를 쏘고, 인류의 특징을 담은 물건을 우주에 띄워 보냈듯이요. 물론 외계생명체가 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면 전파를 쏘지 못하겠죠.

두 번째 전략은 물이 있을 법한 행성을 찾는 겁니다. 지구 생명체에게 물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죠. 사람 몸도 70%가 물로 이뤄져 있을 정도죠. 그래서 물(H2O)이 액체 상태로 있을 수 있는 행성엔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보는 겁니다.

그런 행성은 빛과 열을 뿜어내는 별(항성)에서 아주 적당한 거리에 있어야 하죠. 너무 멀면 꽁꽁 얼어붙을 테고 너무 가까우면 말라붙을 테니까요. 이런 영역을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 혹은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이라고 합니다.

골디락스 존은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들이 거주하기 딱 좋은 온도를 지닌 구역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 구역에 있는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기대한다.

골디락스 존은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들이 거주하기 딱 좋은 온도를 지닌 구역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 구역에 있는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기대한다.

세 번째는 바이오시그니처(Biosignature)를 찾는 겁니다. 바이오시그니처는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와 고유의 특징을 뜻하는 시그니처의 합성어입니다. 그러니까 생명체만이 만들 수 있는 특징을 보이는 행성을 찾는 거죠.

지구 생명체로 따지면 산소, 이산화탄소, 메탄이 바이오시그니처입니다. 생명체 활동 없이는 지구가 산소, 이산화탄소, 메탄 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지구에 풍부한 이 세 가지 기체는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죠. 따라서 이런 기체들이 대기에 풍부한 행성은 지구처럼 생명 활동이 존재한다고 추측할 수 있죠.

대기 중의 물질은 특정 영역대에 있는 빛의 파장을 흡수한다. 빛의 스펙트럼을 조사해 특정 파장의 빛이 많이 흡수된 걸 보고 대기 성분을 알아낼 수 있다. 어떤 행성의 스펙트럼 조사를 통해 대기 중에 산소나 메탄이 많다면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다.

대기 중의 물질은 특정 영역대에 있는 빛의 파장을 흡수한다. 빛의 스펙트럼을 조사해 특정 파장의 빛이 많이 흡수된 걸 보고 대기 성분을 알아낼 수 있다. 어떤 행성의 스펙트럼 조사를 통해 대기 중에 산소나 메탄이 많다면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다.

자, 그런데 이 세 가지 전략들의 맹점이 뭘까요. 바로 외계생명체가 지구 생명체와 아주 비슷할 거라고 가정하고 만든 전략이라는 거죠. 만약 외계생명체가 물 없이 살 수 있고, 산소 호흡을 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과학자들은 외계생명체 탐색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바위 외계인이 어딘가에 있다?

외계생명체를 연구하는 과학자를 통상 우주생물학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우주생물학자들이 모여서 교류하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행사가 2년마다 있는데요. ‘우주생물학 콘퍼런스(AbSciCon)’입니다. 이 행사가 지난달 15~20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여러 우주생물학자가 향후 10년 동안 외계 생물체를 탐색하는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제안했죠. 여기서 나온 외계생명체 후보를 하나씩 살펴보죠.

첫 번째는 ‘바위 외계인’입니다. 지구 생명체의 가장 큰 특징이 뭘까요. 바로 ‘탄소’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생명체를 아주 작은 단위를 쪼개 들어가서 보면, 세포를 이루는 원소 중 가장 핵심은 탄소예요.

생명체가 호흡해도 탄소로 된 물질(이산화탄소)이 나오고 태워도 탄소가 나오죠. 탄소가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원소가 된 건 그 다재다능한 능력 때문입니다. 탄소는 외곽에 4개의 전자가 돌고 있는데, 이게 마치 4개의 튼튼한 손처럼 기능해요. 다른 원자들을 꽉 붙잡을 수 있죠. 자기끼리도 결합하고 수많은 다른 원소들과도 결합해요. 그래서 아주 다양하고 복잡한 분자 구조를 이룰 수도 있죠.

우리 몸이 복잡한 세포들로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건 탄소가 이렇게 다양한 분자 결합의 중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탄소 위주의 생명체가 탄생한 이유다.

우리 몸이 복잡한 세포들로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건 탄소가 이렇게 다양한 분자 결합의 중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탄소 위주의 생명체가 탄생한 이유다.

탄수화물, 단백질, 헤모글로빈 등등 우리 몸에 있는 세포는 탄소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어요. 게다가 탄소는 우주에서 4번째로 많은 원소여서 활용할 수 있는 양도 무진장 많죠. 너무 풍성하다 보니 예전 온갖 것들이 뒤섞인 바다에서 탄소가 주도한 물질이 생명체의 조상이 될 가능성이 높았겠죠.

그런데 외계생명체 역시 이렇게 탄소 기반의 생명체를 만들었을까요. 혹시 탄소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다른 원소가 기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연구소의 나탈리 그레펜스테트 박사는 “외계생명체가 지구 생명체와 같은 특징을 가졌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와 같은 신진대사를 하는지, 우리와 같은 유전자 구조나 분자형태를 가졌는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레펜스테트 박사가 탄소와 비슷한 조건의 다른 원소, 그중 가능성이 높은 걸로 꼽은 원소는 ‘규소’입니다. 규소는 탄소와 성질이 아주 비슷해요. 주기율표를 보면 세로 열이 같이 놓인 원소들의 성질이 다 비슷하죠. 탄소 바로 아래에 있는 게 규소입니다.

규소 역시 탄소처럼 외곽 전자 4개를 갖고 있어서 다른 원소와 결합이 쉽습니다. 우주 전체에서 8번째로 많은 원소라 양도 풍부하고요. 지구로 따져봐도 지각에서 산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가 규소예요.

지구의 지각에서도 규소는 산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다. 규소는 산소와 결합해 모래와 바위를 만든다. 사진은 18억4000만~2억7000만년 전의 지층을 모두 볼 수 있는 미국 그랜드캐니언.

지구의 지각에서도 규소는 산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다. 규소는 산소와 결합해 모래와 바위를 만든다. 사진은 18억4000만~2억7000만년 전의 지층을 모두 볼 수 있는 미국 그랜드캐니언.

지구에서 규소는 산소와 결합해 모래나 바위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걸 가공해서 반도체 공정에 쓰기도 하죠. 그러니까 상상력을 좀 발휘해 보면 모래 혹은 바위로 된 생명체가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죠.

딱딱한 표면을 가진 물질도 복잡한 생명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의 리 크로닌 교수는 금속 산화물도 막을 형성하고 DNA를 연상시키는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밝힌 적이 있죠. 상상하긴 어렵지만,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표면을 가진 물질이 아니라도 생명 활동 비슷한 걸 할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규소로 된 물질이라도 꼭 표면이 거칠고 딱딱하지는 않을 수 있죠. 철은 단단하지만, 철분을 함유한 우리 적혈구 세포 헤모글로빈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리콘 보형물도 말랑말랑한 재질이고요.

하지만 규소는 탄소보다 2배 이상 무겁고 결합 자체를 단단하게 해서 에너지 소모가 커요. 그래서 유연하고 복잡한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과학자도 있죠.

오줌으로 된 외계인?

또 다른 외계인은 ‘오줌 외계인’이에요. 배설물로 이뤄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체성분 대부분이 물이 아닌 암모니아로 돼 있다는 말입니다. 암모니아가 대부분이면 오줌 냄새를 풍기겠죠.

생명체는 어떤 형태든 물과 같은 기능을 하는 뭔가가 필요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생명 활동에 꼭 필요한 원소를 흡수하기 쉽게 만들어주고 몸속 구석구석 운반하는 존재가 필요하죠. 혈액도 물로 돼 있고, 우리가 먹는 것들도 대부분 사실은 물로 돼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이유죠. 우리는 물에 녹아든 뭔가를 흡수함으로써 살아가는 거죠.

지구에서 물이 없었다면 생명도 없었을 것이다. 물은 많은 것을 녹이고 곳곳에 침투해 자신이 녹인 것을 수송하는 놀라운 물질이다. 사진은 지난 6월 8일 하와이 오아후섬의 할레이와 해변 인근에서 촬영한 파도. 파도 두 개가 충돌하면서 청새치의 돛 모양같은 물결이 만들어졌다. 사진 AP=연합뉴스

지구에서 물이 없었다면 생명도 없었을 것이다. 물은 많은 것을 녹이고 곳곳에 침투해 자신이 녹인 것을 수송하는 놀라운 물질이다. 사진은 지난 6월 8일 하와이 오아후섬의 할레이와 해변 인근에서 촬영한 파도. 파도 두 개가 충돌하면서 청새치의 돛 모양같은 물결이 만들어졌다. 사진 AP=연합뉴스

이렇게 여러 것들을 자기 안에 녹이는 물질을 용매라고 불러요. 용매가 있어야 다양한 물질의 수송과 흡수가 쉽죠. 물이 다양한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이유는 극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즉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하를 띤다는 의미예요. 물 분자는 두 개의 수소 원자와 하나의 산소 원자로 이뤄져 있는데 산소는 살짝 마이너스를 띠고 두 개의 수소는 살짝 플러스를 띠죠.

이런 극성으로 물질의 결합을 쪼개서 자기 몸에 붙여버리죠. 이걸 과학에선 물질이 이온화됐다고 하고, 흔히 물에 녹는다고 표현해요. 그렇게 물은 자기와 달라붙은 것들을 여기저기 구석구석 배달합니다.

우리는 물의 존재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지구 상의 어떤 물질도 물만큼 용매 역할을 끝내주게 잘할 수 있는 건 없어요. 하지만 물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물질은 더러 있죠. 그중 하나가 암모니아예요. 암모니아는 질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세 개가 달라붙은 형태입니다. 얘도 물처럼 극성을 띠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물질을 잘 녹이죠.

암모니아 분자 역시 극성을 띠고 있어 물처럼 많은 물질의 결합을 쪼개 자신에게 녹일 수 있다. 물 대신 암모니아를 용매로 쓰는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암모니아는 인간의 소변에 미량 들어 있다. 작은 양이지만, 냄새는 매우 강력하다. 소변이 미생물이나 세균의 작용으로 부패하면 매우 강한 악취를 풍긴다.

암모니아 분자 역시 극성을 띠고 있어 물처럼 많은 물질의 결합을 쪼개 자신에게 녹일 수 있다. 물 대신 암모니아를 용매로 쓰는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암모니아는 인간의 소변에 미량 들어 있다. 작은 양이지만, 냄새는 매우 강력하다. 소변이 미생물이나 세균의 작용으로 부패하면 매우 강한 악취를 풍긴다.

물보다 나은 점도 있는데, 물은 영하에선 얼지만 암모니아의 어는 점은 그보다 훨씬 낮은 영하 77.7도예요. 그래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엔셀라두스처럼 몹시 추운 행성에선 암모니아가 물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는 말이죠.

타이탄엔 암모니아로 된 거대한 지하 호수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그곳이 지구의 바다처럼 생명체 탄생의 거대한 요람일 수 있다고 기대하는 과학자도 있어요. 하지만 물 대신 암모니아를 용매로 사용하는 생명체의 냄새는 썩 유쾌하진 않겠죠.

암모니아 말고 다른 물질이 용매 역할을 하는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어요. 평균 기온이 영하 179도인 타이탄은 표면을 액체 메탄 바다가 뒤덮고 있죠. 메탄은 극성이 없기 때문에 용매로서의 능력만 따지면 물에는 형편없이 못 미치죠. 하지만 아주 신진대사가 느리거나 작은 탄화수소로 된 생명체는 메탄을 용매로 해서 살아갈지도 모른다고 추측하는 과학자도 있어요.

엄청나게 추운 타이탄엔 메탄이 액체화된 바다가 표면을 덮고 있다. 이곳 역시 생명의 요람이 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엄청나게 추운 타이탄엔 메탄이 액체화된 바다가 표면을 덮고 있다. 이곳 역시 생명의 요람이 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산소를 싫어하는 고약한 냄새의 외계인

세 번째는 썩은 냄새를 풍기는 외계인입니다. 지구 생명체는 대부분 산소 호흡을 합니다. 미생물조차도 대부분 산소를 좋아하고, 산소에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가죠. 하지만 간혹 산소가 없는 곳을 좋아하는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가 있어요. 이들을 산소를 싫어한다는 의미에서 혐기성(嫌氣性) 생물이라고 부르죠.

이런 생물이 주로 내뿜는 물질이 ‘포스핀’입니다. 인과 수소가 결합한 형태죠. 산소가 싫어하는 녀석들이 생산하는 물질이라 그런지 산소를 좋아하는 우리 같은 생물체에겐 역겨운 냄새를 풍겨요. 지구에선 펭귄의 똥 더미나 늪지대, 동물이나 생선 내장에 존재하죠. 냄새가 고약한 만큼 독성도 강력해서 사람이 들이마시면 중추신경계가 공격받아 죽을 수도 있죠.

인 원자에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포스핀은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생물에게서 나오는 물질이다. 산소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지구 생명체에게 포스핀은 강한 독성을 띠는 위험한 물질이다. 이 포스핀이 다른 암석 행성에서 발견된다면 혐기성 생물의 존재가 확인될지도 모른다.

인 원자에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포스핀은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생물에게서 나오는 물질이다. 산소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지구 생명체에게 포스핀은 강한 독성을 띠는 위험한 물질이다. 이 포스핀이 다른 암석 행성에서 발견된다면 혐기성 생물의 존재가 확인될지도 모른다.

이 포스핀은 목성이나 토성처럼 거대한 가스 행성의 엄청난 에너지 속에서 탄생할 수 있지만, 지구 같은 암석 행성에선 만들어지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MIT대 지구대기행성과학연구소의 클라라 수자-실바 박사는 “만약 암석으로 된 행성에서 포스핀이 다량 발견된다면, 거기엔 단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바로 생명체의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수자-실바 박사는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1만6000개 물질을 조사한 결과 포스핀이 강력한 바이오시그니처로 기능할 수 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과학적으로 외계 행성의 대기를 조사할 때는 빛의 스펙트럼을 많이 보거든요. 거기서 대기에 빛의 스펙트럼 중 어떤 부분이 많이 흡수됐냐를 보면 대기가 뭐로 이뤄졌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포스핀은 그중 다른 물질과 확연히 구분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흡수하기 때문에 감지도 쉽죠.

2030년대, ‘외계 생명 탐사’ 본격화

지금까지 인류가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세 가지 형태의 외계인을 말씀드렸습니다. 말이 외계인이지 사실 앞으로 발견될 외계생명체는 미생물일 가능성이 높죠. 굳이 외계인이라고 말씀드린 건, 인간도 미생물에서 진화했듯 미생물도 지능을 가진 생명체로 진화한다면 비슷한 특성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인류가 외계생명체를 발견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허블망원경을 뛰어넘는 최고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망원경이 우주를 관측하고, 여러 탐사 장비들이 태양계를 누비며 구석구석 침투할 예정이기 때문이죠.

잠자리처럼 생긴 소형 탐사선 드래곤플라이가 2030년대 중반엔 타이탄 표면을 탐사할 거고요, 나사는 다빈치 미션을 통해 2031년 금성 궤도를 돌며 금성에 대한 깊은 정보를 얻을 계획이에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를 정밀 탐사하는 유로파 클리퍼스와 목성 얼음 위성 탐사선도 2020년대 말에서 2030년대 초에 임무를 앞두고 있죠.

나사가 목성과 토성 그리고 그 위성의 탐사 등을 위해 만든 소형 탐사선 드래곤플라이. 타이탄의 생명체를 확인하는 미션을 받아 2030년대 중반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나사가 목성과 토성 그리고 그 위성의 탐사 등을 위해 만든 소형 탐사선 드래곤플라이. 타이탄의 생명체를 확인하는 미션을 받아 2030년대 중반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우주생물학 학회는 외계생명체 관련 수많은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고, 나사 역시 외계생명체를 확인하기 위해 크고 작은 미션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현재 우주과학자들은 외계생명체가 어디엔가 존재하다는 건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예요. 다만 언제 어디서 그 존재를 확인하게 될지가 관건이죠.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