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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50억' 곽상도 아들, 대출 5억·사택·車·법카도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일할 때 회사에서 5억원을 대출받고 보증금 4억원의 사택과 법인 차, 법인카드까지 각종 사원후생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씨는 화천대유의 유일한 평사원이었다고 한다.

검찰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법카로 골프연습장 이용…김만배 "취미생활 하라고 허락"

검찰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면서 "곽병채가 화천대유에 재직하는 동안 법인카드로 5100만 원을 사용해 월별로 100만 원, 연간 1200만 원을 사용했다"며 "다른 직원에게도 법인카드를 제공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씨는 "필요한 사람은 법인카드를 다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검사="임원 외에 평직원이 법인카드를 받은 일은 없지 않냐?"
▶김만배="그렇다."

검찰은 "곽병채는 지급받은 카드를 골프연습장이나 주거지 근처 식당에서 사용하는 등 개인적으로 이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골프연습장은 직원들에게 '쓸데없는 일 하지 말고 취미생활을 하라'고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화천대유가 병채씨에게 아반떼 법인 차량을 제공한 점을 지적하자 김씨는 "싫다는 사람만 빼고 직원들에게 다 제공했고 아반떼 말고도 그랜저, 에쿠스를 받은 사람도 있다"고 반박했다.

▶검사="임원급 외에 평직원도 출퇴근용 차량 제공했나?"
▶김만배="평직원은 곽병채 한 사람이었다."

검찰은 보증금 4억원짜리 사택을 제공하고 2020년에는 5억원을 빌려준 것들을 언급하면서 "전문성이 없는 곽병채에게 화천대유가 이렇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이유가 있나"라고도 물었다.

이에 김씨는 "많은 혜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후생 차원이고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만배 "아들 직장 없다 듣고 먼저 제안…좋은 미담 사례" 

김씨는 이날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도 언급했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곽 전 의원으로부터 아들이 직장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화천대유에도 일할 사람이 필요해서 제가 일을 제안했다”며 “화천대유 1호 사원이었다”고 말했다.

병채씨는 2015년 6월 입사했다가, 곽 전 의원의 총선 출마 지원을 위해 같은 해 11월 퇴사했다. 이후 곽 전 의원 당선 후 다시 화천대유에 재입사했다. 김씨는 ‘곽 전 의원 아들 재입사가 전직 민정수석이자 국회의원이던 곽 전 의원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검사의 지적에 “아니다”며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병채씨의 지난해 3월 퇴직 당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선 “업무성과비와 노동력 상실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도록 회사에 지시했다”며 “곽 전 의원 아들이 아프다고 그만둔다고 해서, 미안하기도 해서 돈을 주고 싶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개인 회사에서 오너가 이사회를 통해 충분히 성과를 인정할 만하고, 격무에 시달려 노동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만큼 문제가 없다”며 “곽 전 의원 아들이 아니었다면 좋은 미담 사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과의 컨소시엄을 성사시키는 도움을 줬다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선 “농담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화천대유) 직원들이 컨소시엄 위기 해소 방법을 물어보면, 농담으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 해줬다, 곽 전 의원이 해줬다고 말했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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