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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종일 경제 얘기 뿐이다"…경제위기에 비상체제 진두지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통령실은 15일 물가 상승 우려와 관련해 비상경제대응체제로 전환해 현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경제수석실이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보고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열리는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회의도 사실상 비상경제상황실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참모들을 독려하고 자극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현 경제 상황을 두고 “글로벌 복합 위기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원인으로는 코로나 19에 따른 공급망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같은 ‘공급사이드 충격’을 지목했다. 이어 “이런 위기가 외환위기, 금융위기로 가면 안 되기에 정부 각 기관이 모니터링, 조기 경보체제에 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공급망 위기는 정부와 민간, 각 경제주체가 같이 노력해야지만 극복이 가능한 위기”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구체적으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선 “물건의 생산·유통 과정에서 막힌 걸 단기적으로 뚫고 비용을 줄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급에 애로가 생겨 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기에 이런 부분의 막힌 곳을 뚫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과 시장이 위기에 강해지고 위기 회복력을 높일 수 있게 생산 능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 개혁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타격에 직면하더라도 원상태로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야 튼튼한 경제이며, 이를 위해서는 규제 개혁과 각 부문의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규제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윤 대통령이 최근 발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장관회의도 비상경제장관회의로 전환했으며, 16일 열리는 거시금융 장관회의에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참석한다.

 이 관계자는 법인세 감세와 관련해선 “세제를 개편하거나 세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을 하더라도 전달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물가 부담 완화하는 쪽으로 가도록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감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포함해 기획재정부는 윤석열 정부 5년간의 경제 청사진을 담은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16일 발표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출근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기민하게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데 방점을 뒀다. 도어스테핑을 위해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걸어온 윤 대통령은 먼저 “비가 좀 많이 와야 될 텐데 어젯밤에 조금 내리다 말았죠”라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인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부터 걱정한 발언이었다. 이어 화물연대 협상 타결에 대한 입장을 묻자 “글쎄 뭐 조마조마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경제위기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우리가 다 함께 전체를 생각해서 잘 협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윤 대통령의 경제 구상은 정부의 간섭은 가능한 한 줄이고, 민간이 주도하는 공정·혁신 경제가 요체였다. 그는 대선 때인 지난 3월 유세 중 “경제는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니다. 기업과 민간 부문이 정부보다 똑똑하다”며 “대통령이나 정부가 그저 멍청한 짓 안 하고 정직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 한 달여 만에 국내외 복합 변수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둔화 지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범정부 차원의 경제 위기대응 체제를 직접 진두지휘하는 모양새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거의 종일 경제 얘기밖에 안 한다”며 “한밤중에도 참모들에게 전화로 경제 상황과 관련한 이런저런 문의를 해 와 우리도 늦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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