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륙은 없다...확실해진 자이언트 스텝에 차라리 '고고익선'

중앙일보

입력 2022.06.15 17:18

업데이트 2022.06.15 17:23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15일과 7월 그리고 그 이후까지 1%(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말이다. 그는 "Fed가 6월과 7월에 각각 0.75%포인트씩 인상하며 공격적인 조치를 하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설마’ 했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의 장 시절이던 1994년 11월(0.75%인상) 이후 28년 만에 보는 거인의 발걸음이다.

FOMC를 앞둔 월가는 초긴장 모드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는 이미 버렸다. 소비자물자지수(CPI) 상승률이 9%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에 '자이언트 점보 스텝'(0.75%포인트 연속 인상)과 '울트라 빅스텝'(1.0%포인트) 인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차라리 "맞을 매라면 먼저 맞자"는 분위기다. '고고익선(高高益善)'인 셈이다.

자이언트 스텝 확률 99% 

1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14~15일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확률은 99%를 넘어섰다. 1주일 전 3%대에 불과했던 수치가 전날 96~99%를 오가다 이날 100%에 근접했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준금리 변동 확률을 추산한다. 금리 향방의 지표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도 0.75%포인트 인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6월 회의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6월에 이어 오는 7월에도 0.75%포인트 올리며 7월 말이면 현재 중립 금리로 여겨지는 연 2.25~2.5%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자이언트 점보 스텝) 가능성도 제기한 것이다.

JP모건은 더 나아갔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마이크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소한 위험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Fed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도 시장은 위축되지 않을 전망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이미 0.75%포인트 인상이 시장에서 기정사실화돼 실제로 결정되면 시장 불확실성을 덜어낼 것"이라며 "1.0%포인트 인상 정도가 나와야 시장에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미 국채 단기와 중기, 장기와 초장기 금리가 모두 연 3.4%를 웃도는 등 시장은 이미 0.75%포인트 인상을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Fed가빅스텝 정도를 밟는 데 그친다면 시장이 오히려 더 당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월가가 공격적 금리 인상에 목소리를 높이는 건 꺾이지 않는 물가 때문이다. 미국의 5월 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했다. 지난 3·4월 상승 폭을 키우며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졌다.

더 걱정스러운 건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13일 발표한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5월 기준)은 6.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6.3%)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3년 6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3월 수치 만큼 높다.

Fed 점도표와 경제전망도 초미의 관심사

금리 인상 폭뿐만 아니라 이번 FOMC와 관련한 초미의 관심사는 경제전망과 점도표다. 6월 이후의 긴축 스케줄을 가늠하기 위한 나침반과 같다. 3개월마다 업데이트되는 점도표는 Fed 위원들이 예상하는 올해와 내년의 기준금리 전망치다. 지난 3월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을 연 1.875%(중간값 기준)로, 2023년 말 정책 금리는 약 2.75%(중간값)로 전망됐다.

Fed의 인플레이션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3월 회의에서 Fed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3%로 기존(2.6%)보다 크게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당시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진 만큼 도이체방크는 6월 전망에서는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5.6%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국내총생산(GDP)과 실업률 전망도 업데이트된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 3월 경제 전망 당시 올해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8%, 실업률 전망치는 3.5%였다. 만약 이번에 성장률을 낮추거나 실업률을 높인다면 경착륙이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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