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더위에 드라이아이스 ‘귀하신몸’…신소재 냉매도 등장

중앙일보

입력 2022.06.15 17:16

업데이트 2022.06.15 17:49

김포 신세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될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SSG닷컴]

김포 신세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될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SSG닷컴]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신선식품 배송업체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탄산 품귀 현상으로 드라이아이스 조달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배송업계는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백과 신소재 냉동팩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배송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5일 석유화학과 유통·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현장 곳곳에서 탄산 부족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정유·석유화학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산업용 탄산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주요 정유·석화업체들의 유지보수 일정이 겹치며 탄산 부족 현상이 보다 심화했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탄산은 원유를 정제·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반도체·철강·조선업체뿐 아니라 탄산음료를 만드는 식음료업체도 제조 과정에서 사용한다. 여름철에 수요가 많은 드라이아이스(고체탄산)도 마찬가지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탄산원료 생산량은 월 평균 8만t 규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석화업체의 유지보수가 이어지는 이달까지 탄산 공급량이 평균보다 15~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배송 관련 업계다.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원료인 탄산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아이스팩 제조 1위 업체인 빙고의 나상연 대표는 “국내에서는 주요 제조업체들이 먼저 양질의 탄산을 확보하고 이후 남은 물량을 드라이아이스 제조업체들이 공급받는다”며 “탄산 품귀 현상으로 드라이아이스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장보기몰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랭 박스를 활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한다. [사진 마켓컬리]

온라인 장보기몰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랭 박스를 활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한다. [사진 마켓컬리]

이에 배송업체들은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의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송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쿠팡·마켓컬리·SSG닷컴 등의 유통업체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백과 첨가물 없이 물로 만든 아이스팩을 활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과 플라스틱 발생을 최소화해 환경 보호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쿠팡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증가한 만큼 신선식품 배송 과정에 필요한 포장재를 재사용하기 위한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랭재도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애니켐과 빙고가 개발한 친환경 냉동팩. [사진 빙고]

애니켐과 빙고가 개발한 친환경 냉동팩. [사진 빙고]

탄산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업계의 대응도 활발하다. 친환경 소재업체 애니켐은 빙고와 손잡고 드라이아이스팩을 대체하는 친환경 냉동팩을 선보였다. 냉매로 나노상전이물질을 사용해 저온 지속시간이 드라이아이스만큼 길지만 가격은 일반 아이스팩과 비슷하다. 포장재에는 폐비닐 재생수지를 70% 함유했다. 수질 오염 우려가 없기 때문에 폐기 때에는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려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이옥란 애니켐 대표는 “탄산으로 만든 드라이아이스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도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드라이아이스팩 공급 부족 상황에서 친환경 냉동팩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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