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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옥 작가, 물축제 비판 이엘 저격 "난 정의롭다 과시한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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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엘이 지난해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배우 이엘이 지난해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선옥 작가가 가뭄 속에 열리는 물 축제를 비판한 배우 이엘씨를 공개 저격했다.

14일 이선옥 작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엘 사태로 보는 PC주의 운동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작가는 “이엘의 행동은 ‘가뭄에 물을 뿌리며 콘서트나 하는 개념 없는 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PC주의자들은 변화를 위한 행동보다 자신의 정의로움을 어필하는 데에 관심을 둔다. 배우 이엘이 가뭄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실천은 ‘소셜미디어에 한마디 쓰기’”라며 “진정 변화와 해결을 바란다면 특정 콘서트를 겨냥한 ‘일침’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실천을 드러내어 더 많은 사람이 실질적 행동을 만들어내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며 물 축제를 비판했다.

[MBC '라디오스타' 캡처]

[MBC '라디오스타' 캡처]

이 작가는 “이번 발언은 타인의 직업영역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점에서도 문제다. 더운 시기에 관객들과 물을 뿌리며 노는 콘서트는 이제 하나의 시즌상품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이 콘서트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 300톤이라는 말은 매우 선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의 사정이, 나에게는 나의 사정이 있듯, 불행을 알기 전 계획된 일에 대한 이런 식의 비난은 타당한 이유 없이 타인을 이웃에 대한 연민이라고는 없는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작가는 “가뭄이라는데 물을 낭비하는 듯 보이는 콘서트가 탐탁지 않게 여겨질 수는 있다. 그럴 때 보통의 사람들은 그 콘서트에 가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정의를 실천한다”고 했다.

이어 “이엘은 가뭄일 때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살수차를 동원한다면 이를 비난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가? 산불이 났을 때는? 홍수가 났을 때는? 경제가 어려울 때는? 많은 불행 앞에서 그때마다 누군가의 중요한 직업영역을 비난하는 것으로 변화와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가뭄은 가뭄대로 빨리 극복되기를 바라고, 워터밤 콘서트도 계획한 대로 잘 끝나서 코로나로 얼어붙은 공연계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대다수 시민들은 모두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신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선옥 작가는 ‘우먼스플레인’, ‘단단한 개인’ 등의 저자다. 과거 KTX 여승무원 등의 장기투쟁 이야기를 담은 르포 ‘그대, 혼자가 아니랍니다’로 2010년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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