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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땅콩파는 韓아이 있어요" 필리핀 빈민촌 눈물의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필리핀에서 땅콩을 팔며 생활하는 한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사연이 알려졌다.

유튜버 ‘필리핀 김마담’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열네 살 코피노 소년 RJ(라이언 제이)의 사연을 연속해서 소개하고 있다.

2009년 4월생인 RJ는 필리핀 바콜로드의 빈민촌에서 어머니, 외삼촌과 살고 있다.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길에서 봉지에 든 땅콩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외삼촌은 레촌(통돼지 구이) 가게에서 일한다. 원래 어머니는 길에서 레몬을 팔았는데 지금은 일을 못하고 있다.

무더운 필리핀 날씨 속 길에서 장사하는 터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RJ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었다.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의 어머니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의 어머니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그의 어머니는 마닐라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과 짧게 교제하다 RJ를 임신했다. 임신, 출산 소식을 남성에게 알렸지만, 지원은 없었다. RJ의 친부가 화를 냈다는 이야기만 지인을 통해 전해 들었다고 한다.

RJ의 어머니는 RJ 친부의 이름이 ‘제임스’라는 것만 알 뿐, 한국 이름이나 주소는 모른다.

이런 사연에도 불구하고, RJ는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다. 마닐라에서 한국 학교에 다녔을 때 먹어봤다고 한다.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RJ는 웃으면서 “미워요”라고 답했지만, 친부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계속 배울 것이라고 했다. 기억에 남는 한국어를 묻자 “예쁘다”라는 말을 꼽았다.

하지만 RJ의 어머니는 RJ의 아버지와 그의 모국인 한국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못했다. RJ의 이름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 이름은 없다. 한국 이름을 (아들 이름에) 올리는 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 오른쪽)와 그의 어머니.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아버지가 한국인인 필리핀 코피노 소년 RJ(14, 오른쪽)와 그의 어머니.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캡처]

필리핀 김마담은 RJ의 사연을 지난 2일 처음 유튜브를 통해 소개했다. ‘길에서 땅콩을 팔고 있는 한국 아이를 만났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15일 현재 기준 99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많은 코피노 아이들을 봤지만 RJ만큼 한국인같이 느껴지는 아이는 처음이라 가슴이 철렁했다” “연이 끊어진 한국인 아빠 이야기를 하면서도 해맑은 아이를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슬프다” “RJ가 생각이 깊고 밝은 아이로 자란 것 같아 다행이다” “계속 RJ의 소식을 유튜브를 통해 알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RJ 가족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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