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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창사(长沙), 20조 자율주행 차 산업 육성한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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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난(湖南) 성 창사(长沙) 시의 한 거리. 시민, 이 씨가 뤄보파이콰오(萝卜快跑)앱을 켜고 자율주행 택시를 불렀다. 도착한 택시의 운전석에는 안전요원이 앉아있었고, 이 씨는 뒷좌석에 앉아 작은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도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뤄보파이콰오(萝卜快跑)는 바이두 산하의 자율주행 승차 서비스 플랫폼으로, 창사를 포함한 8개 도시에서 시범 서비스되고 있다.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Apollo)’에 탑승하고 있는 시민 [사진 바이두]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Apollo)’에 탑승하고 있는 시민 [사진 바이두]

지난 6월 초, 창사 시 공신국(工信局)을 비롯한 5개 부처가 공동으로 〈창사 시 스마트 커넥티드카 도로 시험 및 시범 응용 관리 세칙 (시행) V4.0〉(이하〈시행세칙 4.0〉)을 발표했다. 창사 시는 앞서 시내버스 일부 노선에 레벨 3의 스마트 버스를 도입하고, 국가급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는 등 스마트 커넥티드 카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이번에 발표된〈시행세칙 4.0〉은 이러한 창사시의 스마트 커넥티드 카 발전에 더욱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커넥티드카(智能网联汽车, Intelligent and Connected Vehicle, ICV)는 첨단 센서와 장치를 탑재하고 통신 및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주변의 자동차, 도로, 사람 등과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 자동차를 의미한다. 복잡한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자체 판단을 통해 제어하는 등, 일반 차량과 비교하면 편의성과 효율은 물론 에너지 절약 정도와 안전성도 높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ICV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자동차 대(大)국’에서 ‘자동차 강(强)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으로 ICV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차세대 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의 융합 발전을 도모하는 ICV 산업을 국가 중점 육성 신흥 산업으로 삼고,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여러 정책을 내놓으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이디 데이터(赛迪智库)에 따르면, 2016~2020년 중국의 ICV 산업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됐으며, 2020년 전체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54.3% 증가한 2556억 위안(약 48조 6048억 원)을 기록했다.

IT쥐즈(IT橘子)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중국 ICV 산업 분야 전체 융자 규모는 220억 위안(약 4조 18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으며, 융자 건수도 49건으로 전년 대비 53.1% 증가했다. 융자 분야는 자율주행 시스템 솔루션, 자동차 인터넷 분야에 집중됐으며, 두 분야가 전체 융자의 7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의 ICV 기술은 레벨 2~3단계에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레벨 2~3 ICV의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이고, 제한된 특정 지역 내에서 일부 ICV 상용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자율주행 차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면적은 5,000㎢에 달하며, 자율주행 테스트 주행거리도 500만㎞를 돌파했다.

* 2016년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는 자율주행 단계를 레벨 0~5(총 6단계)로 구분했다. 구분에 따르면 레벨 0은 비자동화, 레벨 1은 운전자 보조, 레벨 2는 부분 자동화, 레벨 3은 조건부 자동화, 레벨 4는 고도 자동화, 레벨 5는 완전 자동화 단계이다.

창사에 위치한 국가급 ICV 테스트베드 [사진 36kr]

창사에 위치한 국가급 ICV 테스트베드 [사진 36kr]

후난(湖南) 성 창사(长沙)시는 중국의 여러 지역 중에서도 ICV 산업의 성장 속도가 가장 독보적인 곳으로 꼽힌다.

창사시는 2016년부터 후난샹장신구(湖南湘江新区)를 중심으로 ICV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왔다. 2018년, 창사 시에는 ‘국가급 ICV 테스트 베드(国家级智能网联汽车(长沙)测试区)’가 들어섰다. 이 테스트 베드에는 고속도로 주행, 시내 주행, 오프로드 주행, 완전 무인 자율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ICV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시험장이 228곳이나 구축돼 있다. 중국에 있는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중 테스트 구간이 가장 길고, 5G 망 구축이 가장 잘 돼 있으며, 정밀도와 복잡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베드(창사) 내 고속도로 모의 시험장 [사진 36kr]

테스트베드(창사) 내 고속도로 모의 시험장 [사진 36kr]

2018년 10월, 창사시는 바이두와 협업하여 창사시를 ‘자율주행 혁신 시범 도시’로 건설할 것을 발표했다. 이어 2020년 4월부터 창사시 스마트 도로 시범구 내에서 일정 기간 무료로 일반 시민에게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Apollo)’의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중국에서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를 일반인에게 개방한 것이었다.

2020년 말 기준, 창사시에는 350여 곳의 ICV 중점 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 중 10곳은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108곳의 ICV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들이 모여 완성도 높고 규모 있는 ICV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시행세칙 4.0〉은 ICV의 상용화 추진 경로를 명확히 하고, 지역 간 기술 인증 결과 연동을 가능케 함으로써 창사시의 ICV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창사시는 〈시행세칙 4.0〉을 통해 도로 시험부터 시범 응용과 시범 운행까지의 ICV 상용화 추진 경로를 명확히 했다. 세칙에 따르면,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범 응용한 후 3개월이 지난 사업자는 증빙자료를 제출하고 심의를 거쳐 시범 운행 자격을 얻게 된다. 시범 운행 자격을 얻게 된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뤄보콰이파오(萝卜快跑)는 기존에 창사 시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자율주행 택시 시범 응용 서비스에서 한 단계 나아가 유료 시범 운행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뤄보콰이파오 관계자는 “(유료) 시범 운행이 시작되면 기업의 자금 압박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전체 산업 발전을 촉진해 시민을 더 잘 모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시행세칙 4.0〉은 중국 각지에 있는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간의 시험 결과를 연동하여, 기술 인증 과정에서 중복된 절차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고자 한다.

한편, 창사시 공신국은 2030년까지 ICV 산업 분야에서 1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고, ICV 관련 산업 규모 1000억 위안(약 19조 160억 원)을 달성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창사시가 해당 목표를 달성하고 중국 ICV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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