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1위인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31.5% 차이, 왜 날까

중앙일보

입력 2022.06.15 08:00

여성 육아휴직 기간이 남녀 임금격차를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성별 임금격차 1위 자리는 늘 한국이 차지했다. 2020년 남녀 근로자를 각각 연봉 순으로 줄 세우면 정중앙인 중위임금을 받는 남성이 여성보다 31.5%를 더 받았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임금격차 줄었다지만 여전히 1위 

14일 학술지인 여성경제연구에 실린 ‘한국과 OECD 국가의 성별 임금격차 비교분석과 시사점’을 보면 여성의 유급 육아휴직 기간이 짧을수록, 25~54세 여성보다 55~64세 여성이 임금을 적게 받을수록 남녀의 임금격차는 벌어졌다. 이 연구를 수행한 최숙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여성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게 임금격차의 이유”라며 “고용형태에 따른 격차 완화와 함께 육아부담에 따른 여성 경력단절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0년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41.7%였던 것과 비교하면 2020년은 31.5%로, 10.2%포인트 감소하긴 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OECD 평균 성별 간 임금격차는 18.1%에서 12.5%로 줄었다. 한국은 남녀 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일본(22.5%)과도 큰 차이가 났다.

일하는 여성 비율도 하위권 

2020년 11월 대구 동구에서 열린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굿잡(good job) 버스' 행사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 구인업체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2020년 11월 대구 동구에서 열린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굿잡(good job) 버스' 행사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 구인업체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여성고용률 역시 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년 OECD 평균 남녀 고용률 격차는 14.6%인데 한국은 18.1%였다. 일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18.1% 많다는 의미다. 한국보다 격차가 큰 건 칠레‧콜롬비아‧코스타리카를 비롯해 6개국뿐이다. 다만 2000년과 비교하면 한국의 남녀 고용률 격차는 5%포인트 줄어 임금 격차와는 별개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었음을 증명했다.

유리천장·경력단절이 격차 벌린다

31.5%의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최 교수는 이를 경력단절과 ‘유리천장’으로 설명한다. 특히 한국의 여성고용률을 그래프로 그리면 25~29세 때 치솟았다가 30대로 접어들면서 꺾인 뒤 40대에서 다시 올라가는 ‘M자 커브’를 형성한다. 북유럽 등 남녀 고용률 격차가 거의 없는 나라에선 볼 수 없는 형태다. 출산·육아가 주로 이뤄지는 연령대에서 일하는 여성이 줄었다가 노동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OECD 회원국 노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 육아휴직 기간이 길수록 남녀 임금격차는 줄었다. 육아휴직의 안정성이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임금격차 완화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또 25~54세 여성보다 55~64세가 임금을 덜 받을수록 임금격차가 커졌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경력단절 여성이 저임금 단순노무직으로 복귀하면서 여성 전체 임금 수준을 끌어내린다고 해석했다.

육아휴직 관련 일러스트. [중앙포토]

육아휴직 관련 일러스트. [중앙포토]

“66.5%는 차이 아닌 차별”

앞서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별 임금 차이 중 66.5%는 설명되지 않는 차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시간당 임금의 성별 차이는 5273원이다. 이 중 1765원은 근속연수·종사하는 산업·사업체 규모 등에 따른 차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3508원은 설명되지 않는 차별”이라며 “근속연수로 인한 차이 954.6원도 여성 경력단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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