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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가 날았다…벤투호, 이집트 4-1 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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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황의조가 전반 16분 헤딩 선제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황의조는 6분 뒤 헤딩 패스로 김영권의 골을 도왔다. 한국은 황의조의 1골·1도움 활약 속에 이집트를 4-1로 대파했다. [연합뉴스]

황의조가 전반 16분 헤딩 선제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황의조는 6분 뒤 헤딩 패스로 김영권의 골을 도왔다. 한국은 황의조의 1골·1도움 활약 속에 이집트를 4-1로 대파했다. [연합뉴스]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해결사’임을 증명했다. 득점에 도움까지 추가하며 한국의 6월 A매치(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4연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 한국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황의조의 활약 등으로 이집트(28위)에 4-1로 이겼다. 앞서 브라질전(1-5패), 칠레전(2-0승), 파라과이전(2-2무)을 1승1무1패로 마친 한국에 이집트전은 기분 좋은 승리로 경험과 자신감을 추가한 한판이었다. 한국은 이집트와 역대 전적에서도 근소한 우위(6승7무5패)에 섰다.

황의조의 골은 탐색전이 이어지던 전반 16분에 나왔다. 공을 받기 위해 센터서클 부근까지 내려온 손흥민(토트넘)이 고개를 들어 전방 상황을 살핀 뒤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으로 롱 패스를 연결했다. 왼쪽 터치라인을 따라 질주하던 김진수(전북)가 받아 왼발로 올려준 공을 골마우스 정면에 있던 황의조가 뛰어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위치선정과 슈팅 타이밍, 결정력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득점이었다.

황의조는 전반 22분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상대 오른쪽 측면에서 잡은 코너킥 찬스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공을 니어포스트 부근에 있던 황의조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방향을 틀었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울산)이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6분간 터진 연속골에 5만9172명의 관중이 들어찬 상암벌은 뜨거운 함성으로 물들었다.

현역 군인인 김천 상무 조규성(가운데)과 권창훈(왼쪽)이 후반 나란히 골맛을 봤다. 이들을 격려하는 주장 손흥민(오른쪽). [연합뉴스]

현역 군인인 김천 상무 조규성(가운데)과 권창훈(왼쪽)이 후반 나란히 골맛을 봤다. 이들을 격려하는 주장 손흥민(오른쪽). [연합뉴스]

황의조는 대표팀 합류 직전 소속팀에서 6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쳐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 그것도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소속팀 보르도가 2부로 강등돼 올여름 새 팀을 찾아야 하는데, A매치 활약상은 이적 시장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A매치에서 황의조가 펄펄 나는 동안 낭트, 마르세유 등 1부(프랑스 리그1) 팀들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시했다. 이적료는 600만 유로(81억원)로 예상된다. 황의조는 이날 경기의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다.

후반 들어 한국은 현역 군인 공격수들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점수를 3골 차로 벌렸다. 후반 40분 상대 패스미스를틈타 공을 가로챈 엄원상(울산)의 논스톱 패스를 이집트 진영 아크 지역 정면에 있던 조규성(김천)이 받아 오른발로 감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김진수가 크로스 패스한 공을 권창훈(김천)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공격포인트가 없어도 에이스 손흥민은 존재감만으로도 위력적이었다. 전반 한국의 2골이 모두 손흥민 발끝에서 비롯됐다. 4-4-2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은 황의조와 투톱 역할을 맡았는데도,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와 공을 연결하거나 수비에도 가담했다. 사실상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실험도 성공적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고승범(김천)을 선발 기용했는데, 폭넓은 움직임과 안정감 있는 공 처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친 정우영(알사드), 황인범(서울) 등 주전급 중앙 미드필더 공백을 무난히 메워내며 중원의 대안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후반 8분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일찍 물러난 게 아쉬웠다.

다만 고질적인 수비 집중력 부족은 여전했다. 전반 38분 실점 장면은 6월 A매치 4연전 내내 이어진 부실 수비 패턴의 반복이었다. 위험지역 정면에서 이집트 윙 포워드 이브라힘 아델이 오른발로 슈팅한 공이 김진수 몸에 맞고 굴절됐고, 공격수 모하메드 모스타파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지역에 한국 선수가 8명이나 있었지만, 조직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공도 사람도 모두 놓쳤다.

1골 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에도 한국은 안이한 플레이로 이집트에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있었다. 공을 쉽게 빼앗기거나, 불필요한 반칙으로 위험지역 주변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내줬다. 추가 실점이 없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다.

6월 A매치 4연전을 끝낸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한다. 국내파 위주로 참가한다. 이어 9월에 A매치 평가전을 치르고, 마침내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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