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김정환, 은퇴도 미룬다…파리 향하는 ‘어펜져스’의 칼

중앙일보

입력 2022.06.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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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3일 아시아선수권 단체전에서 우승한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왼쪽부터). 김정환이 2024년 파리 올림픽 도전을 선언해 이 멤버가 2년 뒤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시스, 뉴스1]

13일 아시아선수권 단체전에서 우승한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왼쪽부터). 김정환이 2024년 파리 올림픽 도전을 선언해 이 멤버가 2년 뒤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시스, 뉴스1]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로 불리는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함께할 가능성이 커졌다. 맏형 김정환(39·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은퇴를 미루고 파리올림픽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김정환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몸이 허락한다면, 파리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환, 구본길(33·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8·화성시청), 오상욱(26·대전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팀이다. 2017년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한국 남자 사브르 사상 처음 우승한 이후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1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김정환은 ‘어펜져스’의 정신적 지주로 통한다. 2018년 한 차례 은퇴했지만,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현역으로 복귀했다. 그는 당초 올해 9월로 예정됐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뒤 거취를 고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안게임이 연기됐고, 결국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게 됐다. 그는 “내가 목표로 삼은 큰 대회가 자꾸 연기되는 것 같다.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몸 상태를 본 뒤 파리까지 도전하고 싶은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환이 2024년 파리 올림픽 도전을 선언해 이 멤버가 2년 뒤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스1]

김정환이 2024년 파리 올림픽 도전을 선언해 이 멤버가 2년 뒤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스1]

김정환의 결정을 가장 반긴 이는 지난해 말부터 남자 사브르 대표팀을 이끄는 원우영 코치다. 원 코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마지막 주자로 나와 남자 사브르 첫 금메달을 확정한 주역이다. 당시 함께 우승한 멤버가 김정환, 구본길이다. 원 코치는 “세계 1위 팀을 맡게 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지금도 아주 훌륭하지만, 세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짜 ‘어펜져스’를 만들고 싶은 포부가 생겼다”고 했다. 또 “김정환이 꼭 필요하다. 내가 정환이에게 ‘도와달라’고 했고, 지금도 나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2년 뒤 파리까지 꼭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며 웃었다.

아시아에는 이들의 적수가 없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개인전 1~3위를 석권했다. 구본길이 1위, 김정환이 2위, 오상욱이 3위다. 13일 단체전 결승에서도 일본에 45-33으로 완승했다. ‘2관왕’ 구본길은 “내가 개인전에서 다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컸는데,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한 덕을 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존경하는 정환이 형이 있어서 내가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 같다. 도쿄올림픽 후 내가 ‘형을 파리까지 끌고 가겠다’고 했는데, 이제 정환이 형이 나를 파리로 끌고 갈 것 같다”며 웃었다.

‘어펜져스’는 다음 달 이집트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4연패에 도전한다. 김정환은 “올림픽 금메달 팀이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못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컸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 이집트에서도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막내 에이스’ 오상욱은 “이번 대회는 예선부터 긴장해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게 숙제”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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