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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가 與 대선공약 개발? 정영애, 검찰서 혐의 전면부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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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공약 개발을 도왔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근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과 김경선 전 여가부 차관을 불러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 뉴스1

여성가족부. 뉴스1

1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는 정 전 장관과 김 전 차관을 지난 5월 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여가부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대선 공약에 활용할 자료를 제공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정책 초안 등을 건네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전 장관과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공약 초안 작성을 위한 회의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아 알고 있었는지 추궁했다고 한다. 다만 이들은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가부 직원 2명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선관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연구위원이 여가부 공무원에게 대선에 활용할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고, 여가부는 산하 실·국에 정책 공약을 수집·정리하라고 지시한 뒤 민주당에 자료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작년 10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가부 내부 e메일 등을 제보받았다며 “2021년 7월 여가부 차관이 회의를 열고 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정책 공약 개발을 지시한 내용이 있다”면서 36쪽짜리 공약 개발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부서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겠다”라는 공약을 개발하면서 “청소년계 지지 획득”이란 기대효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원청-여가부 하청’ 구조의 관권선거 카르텔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9일 민주당 정책위 여가부 담당 정책연구위원이 근무했던 국회 의원회관 3층 정책연구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올 초에는 여가부 내부 e메일과 전자결재 수·발신 내역 등을 확보하기 위해 여가부 서버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후 자료 분석과 함께 선관위가 고발한 A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차례 소환하고, 사건 발생 당시 여가부 실무급 공무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병행해 왔다.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임현동 기자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임현동 기자

“관권 선거 카르텔?"…검찰, 朴·文정부 때 총선도 수사 中

검찰은 최근 여가부가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 개발에 관여했단 의혹을 수사하던 중 2016년 20대 총선과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비슷한 방법으로 집권 여당의 공약 개발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 여가부로부터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정 전 장관과 김 전 차관 뿐 아니라 20, 21대 총선 당시 각각 여가부 수장이었던 강은희(현 대구시 교육감), 이정옥 전 장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6년 때 여당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2020년 때 여당은 민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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