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1호 대법관' 후보 21명 공개…한동훈 첫 인사검증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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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 대법관 후보자 21명 명단이 공개됐다. 이번 인선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법원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새로 출범한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 후보자 인사검증을 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법무부는 “대통령실에서 검증의뢰가 들어오면 전례와 법령에 따라 대상인지부터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법, ‘국민 천거’ 명단 공개…현직 법관 19명, 학계 1명뿐

대법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김재형 대법관 후임으로 각계로부터 천거된 법조인 중 심사에 동의한 21명 명단을 공개했다. 대법관후보심사추천위원회는 향후 3명 이상으로 압축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고, 김 대법원장은 그중 1인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오는 9월 퇴임하는 김재형 현 대법관이 교수 출신인 만큼 학계 출신이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과 달리 법관이 후보자의 90%(19명)에 달했다. 그중에는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방법원장, 서경환(56‧21기) 서울회생법원장, 이승련(55‧20기)·정준영(57‧20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함상훈(55·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오영준(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석준 법원장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 항소심을 맡았고, 2차례에 걸쳐 대법원 공보관을 지냈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도 언급된다.

‘국정농단’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던 정 부장판사는 초대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냈고 ‘회복적 사법’(재판에서 형벌을 주기보다는 재발 방지와 치료에 목적을 둔 판결)을 선제적으로 적용해왔다.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항소심에서 “민주 사회에서는 공정한 여론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법 여론조작'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건 항소심에 참여한 이승련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최초로 일선 판사들의 선출로 법원장에 임명된 서경환 서울회생법원장도 후보에 포함됐다. 서경환 원장은 2015년 세월호 사건 2심 재판을 맡아 이준석 선장의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김용빈 사법연수원장, 윤준 광주고등법원장,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과거에 대법관 천거를 받은 바 있다. 여성은 젠더법연구회장을 지낸 신숙희 수원고법 판사를 비롯해 박순영 서울고법 인천재판부 판사, 왕정옥 수원고법 판사등 3명이 포함됐다.

학계에서는 판사 출신으로 ‘행정법 전문가’로 꼽히는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4·22기)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논문을 내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추천을 받은 3명의 후보 중에는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57·18기)가 유일하게 심사에 동의했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경력이 있다.  당초 천거된 인원은 42명이었지만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등 절반은 심사에 동의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진보·여성 안배·기수 파괴’ 기조 대신 ‘보수·안정’을 택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새 정부 1호 대법관 인선인 만큼 김명수 대법원장의 의견보다는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법관 후보추천위는 이들 천거자를 대상으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3명 이상을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로 선정한다. 추천위는 김재형 선임대법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종엽 대한변협 회장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비당연직 4명으로 구성됐다.

한동훈 첫 인사검증?…법무부 "대통령실 의뢰하면 검토할 것"

지난 7일 출범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 후보자 검증을 맡을지도 주목된다.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 후보자를 검증하게 되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법무부 장관이 추천과 검증을 동시에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법원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되는데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이 구속된 사법행정권 남용(이른바 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한 한동훈 장관이 최고 법관 후보자의 인사검증까지 맡을 경우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이 때문에 차기현(45·변호사시험 2회) 광주고법 판사는 한 신문 기고를 통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이) 대법원장, 대법관 임명에 검찰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한 장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하기 전 대법원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검증 업무는 새롭게 만들어진 업무가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업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인사검증을 맡았던 조국 전 민정수석은 “삼권분립을 존중하기 위해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대법관 후보는 인사검증을 하지 않았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법관 후보자 검증 여부에 대한 질의에 “특정 대상에 관해 말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실에서 검증 의뢰가 들어오면 인사검증 대상자의 정확한 범위를 '전례와 법'에 따라 검토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법, 대법관 후보 21명 명단 공개

사진은 신숙희 수원고법 판사(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 왕정옥 수원고법 판사, 이창형 창원지방법원장, 이승련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 윤준 광주고등법원장 [연합뉴스]

사진은 신숙희 수원고법 판사(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 왕정옥 수원고법 판사, 이창형 창원지방법원장, 이승련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 윤준 광주고등법원장 [연합뉴스]

▶법관(사법연수원 기수 순)
김용빈(63·16기) 사법연수원장, 윤준(61·16기) 광주고등법원장, 이균용(61·16기) 대전고등법원장, 한창훈(58·18기) 춘천지방법원장, 이창형(60·19기) 창원지방법원장, 오석준(60·19기) 제주지방법원장, 서경환(56·21기) 서울회생법원장, 김대웅(57·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배준현(57·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준영(55·20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승련(57·20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함상훈(55·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구회근(54·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노경필(58·23기) 수원고법 수석부장판사, 오영준(53·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왕정옥(53·25기) 수원고법 판사, 정재오(53·25기) 대전고법 판사, 박순영(56·25기) 서울고법 인천재판부 판사, 신숙희(53·25기) 수원고법 판사

▶변호사
김주영(57·18기)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

▶학계
하명호(54·22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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