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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도 좌천됐던 그 자리…'검사 유배지' 증원에 검사들 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법무부가 추가 검찰 간부 인사에서 대거 '좌천 발령'을 예고했다. 검사들에게 '유배지'로 불리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을 기존 4명에서 9명으로 두배 이상 늘리는 조직 개편안을 입법예고하면서다. 추가 검찰 간부 인사 시기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최대 4명→9명' 증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관보와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입법예고하면서 "법무행정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법무부 법무연수원에 두는 연구위원 5명(검사 5명)을 증원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제18조제2항)'와 시행규칙(제10조의2) 등에 명시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은 총 7명이다. 이중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 또는 검사'로 보할 수 있게 해 사실상 검사 정원으로 볼 수 있는 연구위원 자리는 4명이다. 법무부가 이번에 입법예고한 조직 개편안은 기존 4명 외에 검사 연구위원 자리를 5명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검사 연구위원 정원은 최대 9명이 된다.

한동훈도 좌천됐던 그 자리…이성윤·심재철 등 '정원 초과'

법무부 입법예고. 법무부

법무부 입법예고. 법무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사들에게 '유배지'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자리다. 범죄의 근원적 예방 및 대처방안, 그 밖에 형사정책, 행형 등 법무정책과 법무부 소속공무원의 교육훈련 및 국제형사사법협력증진에 관한 연구 등을 담당('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18조제1항)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사나 수사 지휘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밖에 없어서다.

한동훈(49·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 장관도 추미애(64·14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데 이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추가 좌천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현행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 최대 정원(4명)은 지난달 18일 단행된 한동훈 장관 체제 첫 검찰 인사에서 모두 채워졌다. 이성윤(60·23기) 전 서울고검장, 이정수(53·26기)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54·27기) 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53·27기)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 검찰 내 대표적인 '친문(親文)' 검사들이 발령받으면서다. 한 장관은 이에 더해 이종근(53·28기) 전 서울서부지검장과 정진웅(54·29기) 전 울산지검 차장검사를 각각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차장으로 발령내면서 동시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파견하는 형식으로 우회해 '정원 초과' 배치했다.

추가 좌천 인사 예고…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듯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정문 모습. 김성태 기자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정문 모습. 김성태 기자

검찰 몫의 연구위원 정원이 최대 4명에서 9명으로 두배 이상 늘면서 한동훈 장관이 추후 검찰 인사에서 대거 좌천 인사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박은정(50·29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역시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그는 지난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이 연루된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검찰 보완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박 지청장이 현재 이 일로 검찰과 공수처 등 수사기관에 고발·입건돼있기 때문에, 법무부가 그의 사표를 수리하기보단 그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한직으로 발령해 수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대규모 좌천 인사를 포함한 검찰 추가 인사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엔 발표될 전망이다. 법무부가 전국 검찰청 내 모든 형사부 검사에게 수사개시를 할 수 있게 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 형사부로 전환됐던 일선 청 직접수사부서를 다시 전문 수사부로 재편해 지검별 중점검찰청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본(本) 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이달 하순 국무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라서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 10일 청주교도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후속 검찰 인사는 직제 개편 이후에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게 정상적인 순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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