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홍수 잦아진다…60년뒤엔 폭우량 70% 이상 늘어

중앙일보

입력 2022.06.14 09:00

지난해 9월 태풍 '찬투'에 따른 폭우로 제주의 한 하천에서 급류가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태풍 '찬투'에 따른 폭우로 제주의 한 하천에서 급류가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탄소 배출이 현 수준으로 이어지면 홍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0년 뒤 국내 폭우 강수량이 최대 70%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가 국내 기온 상승을 이끌 뿐 아니라 폭우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4일 기상청과 APEC 기후센터(APCC)는 국내 하천 유역별 극한 강수량의 미래 변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을 한강·낙동강 중심의 26개 권역으로 쪼갠 뒤, 100년에 한 번 쏟아지는 '대형 폭우'의 양이 기후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따졌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고탄소(현재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탄소 배출), 저탄소(화석연료 사용 최소화하고 탄소 배출 획기적 감축) 둘로 나눴다.

고탄소 시나리오로 가면 60년 뒤인 21세기 후반(2081~2100년) 전국의 평균 극한 강수량은 지금보다 53%(70.8~311.8mm)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는 일 누적치 기준 187.1~318.4mm인데, 60여년 뒤엔 여기서 수십, 수백mm 폭우가 더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하루 500~600mm 넘는 폭우가 특정 지역에 쏟아지는 일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반대로 화석연료 사용을 대폭 줄이면 극한 강수량 증가 폭이 확연히 떨어진다. 21세기 후반 극한 강수량 증가폭이 29%(18.9~136mm) 정도에 그친다는 예상이다. 김선태 APCC 선임연구원은 "탄소중립 효과로 지구온난화 진행 속도가 더뎌지면 극한 강수량도 줄고 홍수 발생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와 대비했을 때 미래에 달라질 권역별 극한 강수량 증가폭. 자료 기상청

현재와 대비했을 때 미래에 달라질 권역별 극한 강수량 증가폭. 자료 기상청

고탄소 경향이 이어지면 2081~2100년 극한 강수량 증가 폭이 현재 대비 50%를 넘는 권역이 26곳 중 16곳에 달한다. 전반기(2021~2040년) 1곳, 중반기(2041~2060년) 7곳과 비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폭우 지역이 크게 늘게 된다.

특히 동해 인근 지방과 제주 권역의 폭우 증가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 동해 권역(영동 지방 등)의 강수량은 73%, 낙동강 동해 권역(경북 동해안 등)은 69% 뛸 것으로 예측됐다. 제일 남쪽에 있는 제주 권역은 21세기 중반기에 이미 78% 증가한다는 예상이 나왔다. 다만 이들 지역의 폭우 위험이 유독 커지는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로 가면 이번 세기 후반 극한 강수량이 현재보다 50% 이상 뛰는 지역은 단 1곳에 그친다. 한강 동해 권역, 낙동강 동해 권역도 각각 39%, 1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쓴 학생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쓴 학생들. 연합뉴스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가 점점 더워지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초래한 가뭄·홍수 등 이상기후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어느 나라는 갈수록 비가 안 내리지만, 다른 나라는 폭우가 일상화되는 식이다. 이번 분석으로 국내선 더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판정된 셈이다.

김선태 선임연구원은 "원래 강수량은 지구 온난화와 정비례로 나오기 어려운 편이다. 그런데 국내에선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지역별 극한 강수량 증가 폭이 확연히 올라간 게 예상외의 결과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일 폭우 강수량이 늘었을 때 홍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맞지만, 그 위험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앞으로 분석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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