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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이 이게 뭐냐" 극대노한 김정은, 간부들은 고개 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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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체 생산된 생필품의 조악한 품질에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며 언성을 높인 정황이 공개됐다.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를 정리하는 기사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 깊은 회의’에서 뒷얘기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에게 지금 주민들이 쓰고 있는 소비품들을 그대로 사 오라고 지시했고 간부들은 소비품을 가지고 왔다.

회의 당일 김 위원장은 그 소비품을 손에 들고나왔다. 어린이 혁대(허리띠)부터 가정에서 쓰는 치약까지 시중에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이었다.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제품 하나를 들어 보여주며 “소비품의 질은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혹독한 시련 속에 그런 소비품이라도 보장되면 다행이라고 여긴 일꾼들은 없었던가”라고 묘사해 이들 제품의 품질이 상당히 허접했음을 나타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격해 했고”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책감에 휩싸였다”며 긴장감이 감돌았던 회의장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결론’을 통해 “우리 앞에 나선 경제 과업들 가운데서 급선무는 농사와 소비품 생산”이라며 “‘선질후량’ 원칙에서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실지 입을 수 있도록 소비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불호령이 떨어지자마자 김덕훈 내각 총리는 평양 시내 경공업 및 상업 부문 여러 곳을 현지요해(파악)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리가 선교편직공장, 평양일용품공장, 평양신발공장을 돌아보면서 “질 좋은 소비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제1백화점과 서평양백화점을 찾아 “인민들의 물질적 복리를 증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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