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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유럽 급락 이어 美 5% 가까이 폭락…글로벌 증시 '검은 월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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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표지판.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표지판. AFP=연합뉴스

기록적 인플레이션과 고강도의 통화긴축 전망 속에서 1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지수가 5% 가까이 폭락했다.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2∼3%대의 하락한 데 이어, 뉴욕증시가 공식적으로 약세장(베어마켓)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날 뉴욕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530.80포인트(4.68%) 폭락한 10,809.23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1.23포인트(3.88%)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 지난 1월 3일 전고점(4,796.56)에서 21% 이상 내려갔다. 이로써 S&P 500 지수는 전고점 대비 하락률 20% 이상을 가리키는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0,516.7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테슬라(-7.1%), 엔비디아(-7.8%), 넷플릭스(-7.2%), 알파벳(-4.3%), 마이크로소프트(-4.2%)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락했고, 보잉은 8.7%, 카니발 코퍼레이션(크루즈 선사)은 10.3%, 델타항공은 8.3% 각각 폭락했다.

주요 지수들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장 마감 전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면서 하강곡선이 다시 가팔라졌다.

최근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발표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만의 최대폭 기록을 세운 것을 계기로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이다. 통제불능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보다 먼저 문을 연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1.53% 하락한 7,205.81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43% 내린 13,427.03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2.67% 하락한 6,022.32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69% 내린 3,502.5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유럽 주요 증시는 이날 2% 이상의 하락 폭을 이어가며 지난해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앞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에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가 3.52%, 코스닥이 4.72% 각각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와 토픽스 지수도 각각 3.01%, 2.16% 떨어졌다.

가상화폐 시장도 투매 현상 가속화로 더 크게 주저 앉았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17% 폭락한 2만2764달러로 2만3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2020년 12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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