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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스타일' 규제개혁 드라이브…'바텀업' 규제심판원 7월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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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직접 챙긴다. 규제를 완화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경제 성장의 핵심 동인이라는 판단에서다. 한덕수 총리와의 첫 주례회동 화두도 규제개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했다. 두 사람의 화두는 규제개혁이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했다. 두 사람의 화두는 규제개혁이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13일 한 총리와 오찬을 겸한 첫 주례 회동에서 “규제개혁이 곧 국가의 성장”이라며 “최근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을 신속하게 가시화할 수 있도록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 개선과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 방안을 총리께서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가 이 자리에서 보고한 규제심판제도 도입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경제계 간담회 등에서 규제를 당하는 피규제자 입장에서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총리께서 잘 챙겨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 드라이브는 다음 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이 신호탄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도 집권 초엔 규제 개혁을 주문했지만, 곧 있는 둥 마는 둥 했다”며 “7월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것이 목표로, 윤석열 정부에선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끌고 가는 리더십부터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개혁은 역대 정부의 단골 메뉴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이듬해인 2018년 1월 22일 청와대에서 규제혁신 토론회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새로 발의된 규제 법안은 4100여 건으로 박근혜 정부 때 1313건의 3배를 넘었다. 보수 정부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 때도 임기 내 규제가 15%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적어도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대통령과 총리가 쌍두마차로 세세히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윤 대통령은 규제 개혁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당선인 때인 4월 20일 호남을 찾아선 “임기 중 풀 수 있는 규제를 다 푸는 것이 첫 번째 정책 방향”이라고 공언했고, 지난달 경제 6단체장을 만나서는 “신발 속 돌멩이 같은 불필요한 규제를 빼내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선 “주요 기업들이 5년간 1000조 원을 투자하고 30만 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큰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는 정부가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 화답할 때로, 어렵고 복잡한 규제는 제가 직접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규제개혁 의지를 구현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이날 한 총리가 보고한 규제개혁 심판원 설치다. 그간 총리실 산하의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한 탑다운(Top-down) 방식이 규제개혁의 일반적 방법론이었다면, 윤석열 정부에선 규제개혁 심판원을 통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규제 개혁 이슈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규제혁신전략회의와 마찬가지로, 규제심판원 또한 7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규제개혁 심판원의 작동 원리는 법원과 비슷하다.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신규 사업자 등이 문제를 제기하면, 해당 부처에서 그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변호한다. 그러면 민간의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나 실무를 겸한 학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재판장의 역할을 맡아 이와 관련한 판단을 내리는 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득권자와 신규 진입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덩어리 규제를 풀기 위해선 기존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2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스1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2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규제개혁 외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인 물가도 자주 언급했다. 이날 오전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물가가 오르면 실질임금이 하락하니 선제 조치로 서민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유류세 추가 인하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더라도, 유류세 인하처럼 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미 유류세를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30%까지 내렸기 때문에 추가 인하를 위해선 법을 개정해야 한다.

화물연대 파업도 화두에 올랐다. 소주 등 서민들이 애용하는 물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보고에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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