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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문모닝 했더니…문 대통령, 내 입 봉하려 국정원장 임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박지원

박지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을 국정원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 “2년간 제 입을 봉해 버리려고 보내지 않았는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모닝(아침마다 문재인 비판) 얼마나 세게 했느냐”면서 “그렇지만 대통령에 당선되니까 성공하도록 저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했다. 이걸 수용해서 저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하더라”고 했다. 이어 “얼마나 폭넓은 인사냐. (윤석열 대통령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각계 인사의 60년치 정보가 담긴 X파일을 국정원이 보관 중이라고 했다가 논란을 불렀다. 그는 이에 대해 “현재의 국정원에서는 전혀 없다”며 “그런 것을 폐기해서 불씨를 없애자는 의도로 얘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X파일이) 있다’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전쟁이 제가 볼 때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곧 제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의 이런 발언을 두고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의 누설을 금하게 돼 있는 정보기관 수장 출신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공수처 수사2부는 박 전 원장과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 전직 국정원 직원의 ‘제보 모의’ 의혹에 대해 “언론 제보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협의하거나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이들을 지난 10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수처는 박 전 원장이 당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무마 의혹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 개입 의혹) 관련 자료를 다 갖고 있다”고 한 것은 허위라고 판단해 박 전 원장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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