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준석 사조직 오해받을수도” 혁신위 비판한 ‘친윤’ 배현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셋째)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현진 최고위원, 권성동 원내대표, 이 대표.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셋째)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현진 최고위원, 권성동 원내대표, 이 대표. 김경록 기자

전날(12일)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이 당내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 대표는 13일 라디오에 출연해 ‘자기 정치’에 대해 “당 개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당의 민주화와 당원 중심의 정치구조, 그리고 의사 반영 구조를 만들겠다고 꾸준히 얘기해 왔다”면서 또 “능력주의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에 대해 자기 정치라고 비판할 테면 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자신이 추진하는 혁신위의 공천 개혁과 관련해선 “컷오프 규정, 경선 압축 과정이 ‘정무적 판단’이라는 이름하에 굉장히 두서없이 진행된 적이 있다”며 “이런 것들이 보통 공천 갈등의 원인이 된다. 실질적으로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자기 정치’ 발언이 친윤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친윤계는 공식적으론 비판 발언을 삼갔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의원도 없었다. 이는 최근 여론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9일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현 국민의힘 갈등의 책임은 이 대표(32.0%)보다 ‘윤핵관’ 중진 의원(51.0%)이 더 크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친윤계 내부에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현장에 있던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에 대해 “이 대표의 사조직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이대로는 혁신위원을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은 과거 홍준표(대구시장 당선인) 전 대표와 가까웠지만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아 친윤계 의원이기도 하다.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혁신위의 주요 의제로 꺼낸 공천 개혁도 문제 삼았다고 한다. 애초 혁신위가 최고위의 추인을 받고 출범할 때는 공천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는데, 이 대표가 불쑥 꺼냈다는 주장이다.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거짓말을 한 꼴”이라는 취지의 비판도 했다고 한다.

홍준표 당선인은 당내 잡음이 계속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가까스로 정권교체를 이루고 국민의 도움으로 지방선거에도 선전했으면 당이 하나가 돼 정권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전념해야 하거늘 아직 정치물이 덜 든 대통령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당권투쟁에만 열을 올린다면 그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